불편한 기억을 꺼내어 마주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마음이 알수없이 편치 않았다. 팀장, 리더의 자리란 낯설기도하고 전략적 방향 설정을 어떻게 하는지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하지만 근본적으로 마음에 걸리는 이 불편함이 어디서 오는지 알 수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불현듯 몇 십년 전, 초등학교때의 기억이 스쳤다. 기억속의 나는 반장으로 떠드는 친구의 이름을 칠판에 적고 있었다. 돌아선 템포가 반박자 빨랐는지 돌아선 나의 뒤엔 조롱하는 남자이이의 얼굴이 있었다. 그 친구도 나도 당황했다. 반장이랍시고 떠는는사람 이름을 쓰는게 미워서 조롱하던 친구와 그걸 목격한 나.
그땐 아무렇지 않은듯 지나쳤는데, 팀장직을 준비해야하는 몇십년이 지난 지금 그 장면이 떠오른것을 보면 그 장면은 나에게 상흔을 넘겨둔것이 분명했다. 그 상흔은 뚜렷한 실체없이 감정으로 나를 긁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그 장면을 다시 보았으니, 다시 잘 살펴본다. 어른이 된 지금에서는 큰 일이 아니고 나의 정체성을 만들만한 일은 더더욱 아니다. 보내주어야할 기억의 파편인 것이다.
이렇게 어떤 감정이 들때잘 살펴보면 과거 기억에 엮인 무의식의 파편을 마주할때가 있다. 그 정체가 무엇인지 살펴보는것 만으로도 내가 자유로워지기도 한다. 이번 경우 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