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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별 Jan 06. 2024

내일 모래 정년퇴직을 하는 선배에게 물었다.

직장생활을 돌아보니 어떤 후회가 드세요?

21세기까지의 유물일지 모른다. 정년퇴직.


아직도 우리 회사는 정년퇴직을 하는 선배들이 있고, 내가 정년퇴직을 할 수도 있겠다 생각하는 직원들 꽤 있다. 사실 나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우리 부서에 정년퇴직을 하시는 분이 있다. 높은 직급으로 은퇴하시는 선배는 아니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선후배들과 재미있 의미있게 직장생활을  선배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깐깐한 선배처럼. 본인의 딸보다 어린 대리들과 스스럼없이 업무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고 일을 해나가시는 모습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고는 했다. 한참 동생인 같이 일했던 후배들을 부장, 본부장으로 대함에도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이셨다. 그 동생인 상사들도 선배인 부하직원을 존중했고, 그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 분과 어쩌면 마지막이될 점심 식사를 하며 나는 아무렇지 않은듯 여쭈었다.


"수석님, 막상 퇴직이 정말 내일 모래인데 어떻세요?"


"퇴직이 코앞에 있으니  직장생활을 더 열심히 할 걸 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 그보다는 직장생활 이후의 생활을 더 집중해서 준비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마음이 들어."


퇴직 일년전까지만 해도 정말 열심히 후배들을 독려하며 일하셨던 선배답지않은 대답일지 모르지만, 그 대답이 정말 더 진실에 가깝지 않나 싶었다.


그 선배는 덧붙여 직장생활은 어느 시점부터는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한 도구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하셨다.

 

자기가 원하는 삶에 정답이 없듯, 자기가 원하는 직장생활도 정답은 없다.


하지만 분명해 보이는건, 나의 사업이 아닌 직장생활이라는 것은 떠나는 날이 정해져 있는 레이스 이고 나의 삶은 그 레이스가 끝난이후에도 소중한 날들이 이어져 갈 것이라는 것이다.


누구는 직장에서 자신이 오를 수 있는 최선의 자리까지 오른후 그 자리를 딛고 다른 자리를 찾아 많은 연봉을 쟁취하려 노력할 것이다.


또 다른 누군가는 직장에서 받는 생활비를 단단하게 뭉쳐 자신의 사업을 시작할 수 도 있다.


나는 어떤 삶을 지향하는가.


지난 직장생활보다 남은 직장생활이 짧아진 나도 이제는 기로를 확실히 정하고 달려야 겠다는 생각이 짙어졌다.


정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에 의해 또 정해지고 흘러버릴테니, 그러지 않도록..


내가 정하고 그 길로 달려야 한다.


그래야 그에 따른 후회까지 나의 경험의 한부분이 될것이니 말이다.


덧붙여, 후배들과 마지막 순간까지 즐겁게 의미있게 직장생활을 하신 선배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해 본다. 그런 선배의 뒷모습을 보는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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