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생활하다 보면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감정이 피어나기 마련이다. 좋은 감정이야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누군가와 불편해지는 순간이 생긴다. 피하고 싶은 사람, 대화하기 싫은 사람, 나를 서운하게 하는 사람.. 많고도 많다.
지나가는 감정이면 티가 나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감정이 반복되다 보면 슬슬 티가 나게 된다. 우선 표정이 일그러지기 십상이고 말이 곱게 나가기 어려우며, 급기야 마주칠 때 인사하기도 어려워진다.
그런데 말이다. 회사에서는 특히나 평판이 중요한 집단이다. 나의 불편한 사이가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그 주제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고 주인공 두 사람은 사람들의 하마평에 올라가는 게 수순이다.
내가 그 대화의 주체자라고 생각해보자.
"요즘 김대리와 박 대리 사이가 좋지 않은 거 같더라. 김대리는 박 대리가 업무차 연락을 해도 대답도 없다고 불만을 이야기하고 박 대리는 김대리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해서 같이 일하기 싫다고 하더라. 하긴, 둘 다 좀 욱하는 성격이 있긴 하지."
이런 식으로 그 사람들에 대한 장점보다는 단점 위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 만약 그 대화를 하는 사람이 두 사람 중 한 사람에게 평소에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면 그 이야기까지 함께 돌아다니는 것은 덤이다. "하기사, 박 대리는 인사성이 없긴 하더라.."이렇게 말이다.
그래도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직장생활인데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나 혼자 속앓이 하다 나 혼자 기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나의 말이 새어나갈 리 없는 제 삼자에게 털어놓는 거다. 예를 들면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는 친구에게. 아, 안다. 다른 회사 친구에게 이야기하려면 배경 설명부터 그 인물에 대한 설명까지 늘어놓는 것이 너무 힘든 작업이란 걸. 그래서 이때 어렵지만 가장 좋은 건 해당 인물들을 알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거의 겹치지 않는 사람에게 털어놓는 것이다. 가장 나의 평판 리스크에 지장이 없도록.
하지만 이 모든 것의 핵심은 내가 생활하고 있는 공간에 있는 주변 사람들이 가장 나의 극단의 감정 변화를 인지 못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란 것이다. 이런 나의 날것 그대로의 감정은 언제든지 부메랑으로 나를 공격할 수 있는 실탄을 쥐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능한 주변 사람들과 원만하게 지내는 게 좋지만, 나의 감정을 건드는 사람이 생겼을 때도 최대한 드러내지 않고 인사 정도는 꾸벅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자. 현재의 나를 위해, 그리고 미래의 나를 위해.
나는 멋진 커리어 우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