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문제를 끌어안고 고민하기 시작한 5개월만 이었다.
00고객를 위한 플랫폼을 만들기로 결정했어. 이 플랫폼에 무엇이 들어가야 할지 고민해봐.
사건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신규 플랫폼의 타겟대상인 00고객은 이미 우리 회사의 플랫폼을 쓰고 있다. 그런데 타겟고객이 우리 회사의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고객이 기대하는 핵심기능를 제공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별도앱에서 제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고객들은 불편을 느끼고 경쟁사의 앱으로 이탈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타겟고객을 다시 끌어들여 오기위해 내가 해야할 말은 '고객이 가장 있을것이라고 기대하는 그 핵심 기능을 본 회사앱에서도 제공할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는것 이었다.
하지만.....그렇다. 그렇게 당연한 것이 안되었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해 보고 싶었다. 내가 하지 못하더라도 누군가 할 수 있도록 단초역할을 하고 싶었다는게 더 솔직한 마음이었다. 뭐, 세상에 안되는게 어딨어 안하는거지 라는 치기어린 마음도 있었던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일명 '공기만들기'라는 미션명으로 그 기능 신설 미션은 내앞으로 떨어졌다.
이후 공기를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았다. 물어도 보고, 알아도 보고... 그렇게 하나의 숙제를 끌어안고 5개월이 흘렀다. 하지만 갈 수록 늪에 빠져들었다. 더 나쁜건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 부서들은 '안된다' 하지 않고 '너네가 해봐라'라는 입장을 취했다. 앓던이를 이참에 너네가 한번 빼봐라 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내가 알게된건 우리 부서 또는 우리 팀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전사적인 협조와 역량이 필요한데 우리 부서가 너무 독고다이로 혼자 나가버렸다는 것이다. 판을 잘못짠 것이다.
내가 이 미션을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였다. 첫번째, 못한다고 말한다. 두번째, 나중에 대형사고가 나더라도 우선 어떻게든 해본다.
고민이 이어졌다. 못한다면 왜 못하는지를 설득해야하는것이 직장인의 숙명이다. 그렇게 난 팀장과 부장님실에 들어갔다.
나는 그리고 말했다.
" 부장님, 이건 못합니다."
" 왜 못하는데?"
" 이건 원래하던 부서에서 해야지 이렇게 만드는것은 맞지 않습니다. 이렇게 만들면 아류작 밖에 안되고 대형 사고 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침묵이 흘렀다.
결국 임원들까지 모두 모여 회의를 했고 결국 그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손을 들고 본인들이 하겠다고 가져갔다.
그렇게 '공기만들기' 미션은 내손을 떠났다.
이후로 냉소적인 시선도 받았고 맞는 결정이라는 격려도 받았다. 그 업무를 손들고 가져간 부서의 실무담당자는 눈에서는 불쾌감이 흘렀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다시 생각해도 이게 맞는 결정인 것을.
No를 크게 외치고 수용된 이후 감당해야 할 또다른 미션인 것이다.
앞으로는 더 업무를 많이 알고 상황을 더 빨리 판단하여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게 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할 뿐이다. 하지만 이 또한 알고있다. 나에게 떨어지는 미션들은 내가 하고 있지 않은 새로운 영역의 미션들일 것이라는것을.
그렇다면 또 그상황에서의 최선의 선택을 하고 뒤 따르는 것들은 때로는 감수하고 때로는 인내해야 할 것이다.
No를 외치고 수용되는것도 쉽지 않은 경험이고 이 또한 성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