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자신의 삶을 멋지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면,
응원과 더불어 슬그머니 올라오는 마음은 "나는 뭐하고 있지..." 다.
이 질문에 대해 즉각적인 답변이 떠오르지 않으면 쉽게 마음이 힘들어지기 시작한다. 심지어 스스로 과거까지 들추어 가며 한게 없다고 부정회로를 돌리기 시작하면 참으로 답이 없다.
나는 얼마전, 친구가 멋지게 자신의 전시회를 연 현장을 찾았다. 긴장과 설렘이 가득한 그를 보며 함께 새벽에 일어나 삶을 성찰하기 시작했던 몇년 전이 떠오르며 결실을 맺어가는 모습을 보는것이 내 일인것 마냥 기뻤다. 하지만 돌아오는길엔 '그런데 나는 뭐하고 있지..'라는 질문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그런데..놀랍게도 즉각적인 답변이 올라왔다.
'나? 난 브런치에 글 쓰고 있자나. 다른것을 떠나서 꾸준히 쓰고 있자나. 그리고 매일 매일 한걸음씩 잊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자나. 나도 목표하는 어느 지점들에는 성과라는것을 모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오겠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건 스스로에게 보여주는 것이겠지.'
이 답변이 얼마나 충실한 답변이었는지는 두번째 문제였고 답변을 했다는것 자체만으로 스스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나의 삶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알아 차리고 방향키를 스스로 잡고 있다는것, 그리고 그것을 위해 작은 행동이 쌓여간다는것, 그 자체가 스스로를 지켜준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 빠지기 쉬운 깊은 감정의 함정을 가뿐이 넘게 해준 브런치에게 새삼 고마운 하루였다. 고맙다. 브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