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나에게 응답을 요청했다.

쟁점이 될거 같은 싸한 느낌의 이슈는 언제나 부매랑으로 돌아온다.

by 빛별

"차장님, 차장님...차장님께서 하셨던 이 업무 있자나요. 이거 왜 이렇게 했었는지 기억나세요?"


동료 후배가 어려움 가득한 얼굴로 나를 찾아왔다. 내가 괴로워하며 업무를 진행했던 것까지는 기억 나는데, 당시 공유해 주었던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다고 한다. 처리해야하는 시간은 임박해서 마음이 급한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발을 동동 구르며 나를 찾아왔다.


안타깝게도 그런 질문을 받는 나 또한 일년전의 이슈의 세부내용까지 기억 하기는 어려웠다. 당시 무척이나 애매한 이슈여서 많은 고민과 실랑이 했다는 것만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후배는 그런 나를 황금열쇠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바라봤다. 참, 곤란했다.


하지만, 너무 다행히도 과거의 나는 업무가 나중에 이슈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던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처리했던 과정과 결론을 정리하여 기록해 두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아마 그거 정리해 두었을것야. 그 파일을 한번 찾아보자."


그렇게 진행했을때의 과거 파일을 찾기 시작했다. 마치 기억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 플래시라이트를 키고 과거의 흔적을 찾는 기분이었다. 관련 사람들이 어느새 나를 둘러싸고 그 파일을 찾기를 기원하고 있었다.


'과거의 나야, 응답해줘....'

의식의 흐름대로 여러 폴더를 거쳐 그 파일이 있을것 같은 곳에 도착했다. 그곳엔 그럴싸한 이름의 파일이 있었다.


파일을 열자, 다행히 당시의 고민의 흔적과 그 당시의 최선의 결론이 잘 정리 되어 있었다.


"감사해요. 제가 살펴보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말씀드리겠습니다."


후배의 대답을 뒤로하고 나는 자리로 돌아왔다. 나에게 요청에 대답해준 과거의 내가 새삼 고마웠다.


보통 '현재의 나'는 쟁점이 될 수 있는 문제임을 직감한다. 그리고 이 이슈에 대해 미래의 나의 응답을 요청받을 수 있다는 것을. 그럴땐 주저하지 않고 아무리 귀찮더라도 시간을 내어 기록해 둔다. 그럼 그 기록은 몇년이 지난 후에 나에게 연락이 오는 경우가 많다. 만약 기록해 두었다면 이번처럼 '과거의 나'에게 도움 받을 수 있다. 조금만 투자하면 미래의 나의 시간도 아껴주고 신뢰도 쌓게 해 주는 선물을 줄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