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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플라 Feb 02. 2024

'내가 좋아하는 것들, 글쓰기'(김재용)를 읽고

2024년 새해가 밝았고 두 번째 날이다. 매서운 추위는 한 풀 꺾여서 다소 포근한 날씨였다. 이런 날은 책 읽기에 참 알맞아서 책이 잘 읽힌다. 


오랜만에 예전에 많이 갔던 이디야 커피숍에 앉아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에세이집을 한 권 읽었다. 에세이 제목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 쓰기'인데, 김재용 작가님의 작품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지 헤아려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은 우선 꽃과 나무, 식물이 있고, 그다음에는 커피를 좋아하고, 혼자 있기, 맛있는 요리 등을 좋아한다. 


무엇을 좋아한다는 것은 마음이 포근해지고 편안해지는 그런 느낌인 것 같다.  식물, 커피,  맛있는 것을 그냥 머릿속에 떠올렸을 뿐인데도 행복하고 기분이 좋다. 


야외에서 보는 꽃과 식물,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들을 보고 있으면  에너지가 올라온다. 카페인이 있는 커피는 세상에 절대 없어서는 안 된다. 맛있는 음식은 모든 부정적인 감정을 가라앉혀주는 마법을 부린다. 


그러니 어떻게 안 좋아할 수가 있겠는가? 그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은 식물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썼던 것처럼 내게 책상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서, 화를 내지 않기 위해서, 두려움과 쓰라림을 연민과 관용으로 바꾸고 사물을 그 자체로 생각하는 자유"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37쪽


“쉰 살에 글쓰기를 배웠는데 망망대해에서 등대를 만난 기분이었다.”


17쪽


'내가 좋아하는 것들, 쓰기'라는 작품은 김재용 작가님이 글을 쓰면 삶이 어떻게 달라지가 그 마음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쉰 살 이후에 글쓰기와 조우하게 되었다고 한다. 


글은 나의 연인



"글쓰기는 세상과 연애하는 일이었다. 햇살 한 조각, 바람 한 점, 빙그르 돌며 떨어지는 나뭇잎에 의미를 부여했고, 의미를 몰랐던 연하늘색 작은 들꽃이 꽃마리라는 걸 알게 했다. "


"글은 나의 연인이 되어 어디를 가든, 어디에 있든 함께 한다. " - 50쪽



얼마나 좋으면 글이 어디를 가든 어디에 있든 함께 하고픈 연인 같다고 할까? 저자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글을 잘 쓴다는 칭찬을 들었고, 작가가 되는 게 꿈이었다고 한다. 


일찍 결혼해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림하며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글쓰기를 배우러 다녔다고 하니 정말 글쓰기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 거다. 


내가 지치지 않고 글을 쓰는 이유


'글쓰기는 평범했던 일상의 균열이었고 혁명'이었다고 말한다.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에워싸고 있던 굳은살 껍질을 하나씩 벗겨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글쓰기 경험을 나누며 글쓰기를 돕는 것이 즐거움이 작가가 지치지 않고 글을 쓰는 이유다. 멈추지 않고 글을 쓰면서 눈빛 따뜻한 사람으로 늙어가는 것이 행복하다는 작가가 부럽다. 



재능은 뜻밖의 타인과 부딪침을 통해, 알 수 없는 세계와의 부딪침을 통해, 감당할 수 없는 사건과의 조우를 통해 매일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제련되고 폭발하고 잉태되는 것이다." 


-정여울, '끝까지 쓰는 용기' 중에서


위 글을 인용하며 작가는 글쓰기 재능이란 글에 대한 자기 확신이 들 때까지 근육을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글쓰기 근육이 빠지지 않게 매일 꾸준히 쓰는 것이다. 


"무조건 닥치고 쓰기"부터 하라면서 언젠가는 글을 써보겠다고 골백번 생각하는 것보다 한 자라도 쓰는 게 낫다고 강조한다. 



미소천사맘님과 함께 하는 10분 글쓰기 팀에 참가하기를 잘한 것 같다. 덕분에 글쓰기를 매일 하면서 글쓰기 근육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글 쓰는 10분이 길게만 느껴지더니 40회 차를 넘긴 지금은 10분이 예전보다 빨리 지나간다. 혹시 나에게도 근육이 붙고 있는 것일까?


나이가 많아서 어쩌고 하는 핑계는 저 멀리 던져버리고 지금이라도 글쓰기를 시작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시리즈 다른 에세이들도 읽고 싶다.



50대 혹은 60대도 글쓰기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인생 2 막을 나답게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게 희망으로 다가와서 좋았다. 단 글쓰기를 모든 것의 우선순위에 두고 매일 쓸 것!



'왜 글을 써야 하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 글쓰기 에세이 추천하고 싶다. 작가가 걸어온 길을 함께 걸으며 글쓰기를 통해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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