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깊은 가을
어느 늦가을 주말 아침, 안개가 살짝 드리워진 숲 속으로 들어간다. 처음에는 인적 없는 숲 속을 들어가려면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따뜻한 정감을 느낀다. 땅에는 이미 떨어져 물기를 머금은 낙엽들이 소복이 쌓여 발길을 미끄럽게 하지만 한걸음 한걸음 낙엽 밟는 소리로 고요한 숲 속을 깨운다. 나무 사이로 지날 때면 잔가지들이 나의 옷깃을 스친다. 잔가지에 매달린 빛바랜 잎들을 흔들며 반가운 미소를 짓는다.
지난겨울 강한 폭풍으로 꺾인 거목이 그대로 남아 있지만 오히려 숲은 나를 위로한다.
세상은 변하지 않는 것 같아도 그 속에서는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