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아침 속으로

Shaws Bridge의 아침

by SoungEunKim

날씨가 한결 부드러워졌다고들 말하지만, 이곳의 아침 공기는 아직 완연한 여름과는 거리가 있다. 물론 이곳의 여름은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에서 숨이 턱 막히는 계절이 아니다. 햇살은 밝고 하늘은 맑게 열려 있지만, 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느껴지는 서늘한 기운은 계절이 완전히 넘어가지 않았음을 일러준다. 장갑을 낀 손은 그나마 괜찮지만, 모자를 챙기지 않은 머리끝으로 스며드는 냉기가 은근히 후회를 하게 한다.

밤사이 내려앉은 옅은 서리는 아직 풀잎 위에 남아 희미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그 위로 고개를 내민 연둣빛 새싹들은 그런 차가움마저 품어내듯 생기를 드러낸다. 긴 겨울 동안 칙칙하고 무거워 보이던 공원이 이제는 부드러운 색으로 천천히 물들어가고 있다. 가지마다 움트는 작은 변화들이 모여, 계절의 방향을 분명히 가리키고 있다.

조용한 아침 공원을 걸으며, 나는 자연이 지닌 힘을 새삼 느낀다. 눈에 띄지 않게, 그러나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변화의 흐름. 그 속에서 나 역시 하루를 시작한다. 아직은 완전히 따뜻해지지 않은 공기 속에서, 오히려 더 또렷해지는 감각과 함께. 자연의 요동치는 기운은 말없이 등을 밀어주고, 나는 그 흐름에 맞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tempImage6hmrMf.heic 돌로 만들어진 쇼스다리와 카누 등 동호회 장비보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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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은 어느새 조용한 활기로 채워진다. 바람을 가르며 지나가는 자전거의 바퀴 소리, 일정한 보폭으로 반려견과 함께 걷는 사람들의 느긋한 걸음이 아침의 풍경 속으로 스며든다.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듯한 공원은, 그렇게 조금씩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숨을 고르기 시작한다.

강가에는 옅은 안개가 살짝 드리워져 물과 공기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든다. 그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오리 한 마리는 이른 시간의 고요를 즐기듯 유유히 헤엄친다. 잔잔한 물결이 뒤로 길게 이어지며, 평온을 전한다.

나는 그 풍경 속에서 걷는다. 각자의 속도로 하루를 여는 사람들과, 말없이 아침을 누리는 작은 생명들 사이에서, 마음 또한 자연스럽게 고요해진다. 분주함이 시작되기 전의 이 짧은 시간은, 어쩌면 하루 중 가장 온전한 나를 마주하는 순간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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