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를 마쳤다.(feat. 나를 찾다)-
마침내 신과 헤어졌다. 오랜 시간을 지지고 볶으며 많이도 싸워댔다. 연인들이 그렇듯 사랑이 짙어질수록 주변은 블랙아웃이 된다. 점점 사랑은 강조되고 강요된다. 본의 아니게 억압하고 통제한다.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미 집착이라는 괴사가 침범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마저 고통스럽게 학대한다. 사랑은 이미 자취를 감춰 버리고 줄행랑을 친 후에도 계속된다. 사랑은 그렇게 무책임하게 사라져 버린다. 알지 못했다. 나에게는 신이 첫 번째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내가 맞이한 사랑은 서툴고 어색했지만 설렜고 행복했었다. 매일 신을 만날 수만 있다면 어떤 고난도 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배신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나는 이 사랑을 지켜내고 완성하고 싶었다. 신과 평생을 살고 싶었으니까 말이다. 신 또한 나와 같은 마음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우리의 사랑은 사회적 관계를 모두 해체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고 믿었다. 나는 내가 선택한 신의 능력에 집착했다. 그것은 아마도 영적인 것보다는 외적인 성공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받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토록 벗어나고 싶은 환경과 조건에서 탈출할 수 있는 구조선으로 신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내 선택은 어린아이처럼 유치했고 미성숙했다. 서운한 몸짓이나 눈물 바람으로 원하는 것을 획득하고 싶었으니까. 성실한 태도와 현실적인 노력으로 수확의 기쁨을 누려본 적 또한 없었으니까 말이다. 신은 그런 나에게 다가왔고 위로했다. 나는 위로받았지만 정작 변화를 위한 깨달음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도리어 교만한 자신감과 탐욕스러운 존재감이 나를 짓눌렀다. 신은 내 모습을 외면했고 버려두었다. 신은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굴었다. 나는 무서웠고 두려웠다. 조금도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없었다. 그렇게 그 자리에서 내 삶은 허물어졌고 현실은 매섭고 따갑게 다가왔다. 극복할 수 없을 것만 같아서 삶을 포기하고 싶었다. 다행히 나는 그럴만한 용기가 없었고 우왕좌왕 속에 살아왔다. 혹시나 하는 우유부단한 심정으로 말이다. 나는 그것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의지하고 싶었다. 삶에 대한 선택과 책임을 거부하고 싶었으니까. 그렇지만 내가 살아가는 인생에는 나의 것들로 채워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뜻을 세우고 경험하고 노력하고 절제하는 일련의 과정에 내가 주체자로 나서야 하는 것이다. 빈틈없이 내가 꽉 차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 때나 지금이나 뒷걸음질 치고 싶은 심정이다. 또다시 신에게 매달리고 싶을 때도 많다. 그러나 그것이 내 삶을 나아가지 못하게 할 것은 분명하다. 나는 날마다 쓰러지고 넘어지는 감정들을 일으켜 세워서 권태롭고 모순된 삶을 격려해야 할 것이다. 신이 없는 이 세상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