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폭삭 속았수다!>

-청춘에 재해를 만나다-

by avivaya

신을 위해서 죽고 싶었다. 각오가 섰다고 생각했다. 순교를 자신했었다. 주삿바늘이 들어가는 순간이 겁이 나서 최대한 눈을 꽉 감는 주제에 말이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지껄이고 다녔던 그 시절이 수해 현장처럼 삶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나는 복구에 힘을 쓰고 있었지만 정상적인 삶은 불가능했다.

나는 청춘 재해로 인해 초토화됐었고 헐벗었던 삶을 마주하는 것이 두렵다. 자꾸 회피하고 외면하고 도망가고 싶어진다. 그것이 습관화 됐고 나는 모든 선택에서 한 발 물러선다. 내 문제를 똑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후퇴만을 지시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신과 궁합이 맞았다. 권위적인 신과 있는 것이 마음 편했다. 하나님 말만 잘 듣고 따른다면 비렁뱅이 인생도 궁에 살 운명으로 변할 수 있다고 했다. 신과 친했던 그녀가 말해 주었다.

그녀는 나와 친구 사이였다. 나는 그 친구를 흠모했었다. 다방면에 재주가 있는 그녀가 매일 부러웠다.

게다가 이쁘고 상냥한 엄마와 유식하고 든든해 보이는 아빠의 존재였다. 그것은 나의 영혼까지 맡겨도 좋을 만큼의 믿음과 신뢰를 발현시켜 놓았다.

나는 그녀를 기쁘게 해서 그녀와 끈끈한 사이가 되고 싶었다. 그녀 곁에 있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허기진 영혼은 그녀에게 기생하기 원했다. 그녀 또한 그것을 알아챘던 것 같다.

나는 그녀가 이끄는 대로 자라났다. 나의 영혼은 그녀가 보여주는 신념과 종교에 빠져들었다. 나는 내 생활을 접어 치우고 그녀만 쫓아다녔다.

어차피 내게는 선택할 만한 인생은 없었으니까. 오히려 내 존재가 그녀 덕분에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 같아서 고마워했다. 나는 그녀의 집과 교회에 열심히 드나들었다.

나는 그녀의 다정함과 친절함 덕분에 평소에는 느껴본 적 없었던 감정에 휩싸였다. 그것은 대상의 영속성과 동일한 상태를 불러들였다. 내 눈앞에 내가 신뢰하는 보호자가 보이지 않더라도 관심과 보호는 계속된다는 느낌. 그만큼 내 삶은 유리병 속에 갇혀 있는 상태였다.

나는 드디어 포획되었다. 복잡하고 치밀한 전략 따위는 필요 없었다. 겨자씨만한 유혹에 내 모든 비밀을 누설했으니까.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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