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 첫사랑이었다!-
나는 감옥 방에 갇혀 버렸다. 혼자였다. 고요했고 외부 공기 출입은 철저히 통제된 상태였다. 사방 벽 중 한쪽 면 천장 바로 아래에는 큼지막한 십자가가 걸려 있었다. 나는 십자가 형을 선고받은 것처럼 느껴졌다. 곧 끌려 나갈 것 같은 기시감에 나는 몸을 웅크리고 고개를 두 무릎 사이에 묻었다.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 기도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습관적인 기도가 나의 믿음과는 전혀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솟아난다는 것을 그때 조금은 알게 되었다. 이미 신을 불신하고 있었는데도 신에게 닿길 바라던 소망과 친근함이 묻어난 불평이 기도처럼 끊임없이 읊조려졌다. 전혀 쓸모없는데 말이다. 그러고 보면 인류가 시작되면서 신이라는 제도적 장치가 오랜 시간 내려오고 정착한 것을 보면 지금 내게 일어나는 일이 당연하다. 살아남기 위해 혹은 권력을 쥐기 위해 사방에 포진해 있는 적을 향해 거침없이 나아갈 힘을 얻기 위해 신은 필요했다. 그러니까 신은 사법과 입법을 위한 강력한 존재였던 것이다. 그리고 제도를 유지하고 보수하기 위한 희생과 지시할 수 있을만한 선동할 만한 인물과 인기 많은 인물을 키워야 했다. 집단생활이 고독한 삶보다 편리하고 편안한 데다 윤택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런 역사적 유전 인자가 내 결핍과 상처를 타고 내게 도달된 셈이다. 절대자를 향한 집착이 어쩔 수가 없었다고 변명하고 싶은 이유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예술에 대한 안목을 자라나고 사회성이 크게 발달했었다. 마치 집에만 있던 만 2-3세 아가들이 처음 기관을 접해본 것처럼 처음 만나는 낯선 사람들과 장난감들이 신기했고 호기심이 출렁거렸던 것 같다. 그 시절이 내게는 꽤 좋은 추억이었다. 신에 의해 변화하고 있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었었다. 게다가 내외적으로 변화하고 싶은 욕구가 번득거렸다. 배우고 싶었고 새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말할 수 없이 행복했었더랬다. 현실은 남루해갔지만 신에 대한 사랑은 날마다 커져갔었다. 사랑이 짙어질수록 나는 독점하고 싶었다. 나 외 다른 사람들이 신과 친밀해지는 것이 싫었다. 나보다 앞서 가는 것 같아서 나는 몹시 불쾌했다. 그리고 불안했다. 내 자리를 빼앗기게 될까 봐 내게 올 사랑이 희석될까 봐서 말이다. 신은 나에게는 첫사랑이었고 하나밖에 없는 그래서 결코 놓칠 수 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신 또한 나에게 그러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