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사랑

픽션7 잘 들어가셨어요?

by 푸른 노을

픽션7 잘 들어가셨어요?


니나는 카페를 나왔다. 집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그에게서 톡이 왔다.


- 조심히 들어가세요. 친구처럼 가끔 카톡을 해도 되죠?-


니나는 기분이 좋았다. 남자에게서 톡을 받아보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니나는 항상 남자에게 인기가 없는 여자라고 생각했었다. 주유를 하다가도 남자와 친해지는 친구에 비하면 니나는 그런 재주가 없었다. 니나는 그런 자신이 문제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매력 없는 여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열등감에 사로잡혔던 적도 있었다. 남자들 앞에서 웃으며 애교를 뜨는 여자들을 보면 니나는 부럽기까지 하였다. 짚신도 짝이 있다지만 니나는 늘 혼자였다. 그 짚신 한 짝이 언제쯤 나타날지 기다리다가 이제는 지쳐 혼자 살기의 진수를 보이며 세월을 보냈다. 니나는 자신의 얼굴이 못생겼다고 치부하지는 않았다. 남자들 앞에서 애교를 떨지 못하는 것은 성격 때문일 것이라며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자신의 숨은 모습이 나올 것이라 여겼다.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그것도 키도 크고 잘생기기까지 한 남자에게서 톡을 받고 보니 니나의 마음은 미세하게 떨렸다. 기분이 좋았다. 모든 것을 포기하는 순간 인생은 다시 시작되는 것 같다며 아주 사소한 만남인데도 의미를 부여했다. 니나는 그만 큼 외로웠던 모양이다.


그는 자신을 경찰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내 민 명함에는 '경위 000'라고 적혀 있었으며 경찰 마크가 그의 직업이 사실임을 증명해 주고 있었다. 그는 가끔 죽음을 마주한다고 했다. 얼마 전에도 현장에서 자살 환자를 보았다고 했다. 그런 날은 퇴근 때 꼭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쓸쓸한 마음을 떨쳐버린다고 했다. 삶과 죽음을 하루아침에 마주하다 보면 죽음은 끝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어쨌거나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한다 했다. 즐겁게 사는 사람이 제일 좋다고도 덧붙였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늘 웃음이 많았고 유머가 있었고 친절했다.

니나가 카톡을 열어 답을 하려는 순간 그에게서 또다시 톡이 왔다.


-집에는 잘 들어가셨어요? 이번주 일요일 저녁이나 먹으면 어때요? 비번인데-


니나는 카톡에다 답장을 썼다.


" 그러죠~ "


니나는 그가 5살이나 어리다고 생가하며 그와 일요일 만나기로 했다. 마음 한구석엔 나이가 어려서 아쉽다는 생각과 동생처럼 지내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가로등 불빛의 벌레처럼 오락가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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