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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승리의 날: 유방암 수술 후 1년 검진 이야기

웃으며 병원을 나오는 행복함

by 해피뮤즈

작년 2024년 5월16일에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까지 무사히 마무리를 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현실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며 암을 마주한 것이 치료 받는동안 좋게 작용한 것 같다.


유방암 수술 후 1년 검진결과를 받는 날이 다가왔다.
암환자들이 가장 스트레스 지수가 높을 때가 검진결과 듣기 전 마음 졸일 때라고 들은 적이 있다. 앞으로 4년은 더 이 과정을 거쳐야 하니 마음을 담대하게 가져야겠다고 스스로 다독였다. 하지만 담대함이란 것이 말처럼 쉬운 건 아닌 법이다.

며칠 전 꿈에서 '재발입니다'라는 말이 어렴풋이 스쳤던 기억이 있다. 꿈은 반대라고 하지 않던가.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마음을 달랬다.

오전에 수요찬양대 반주를 마치고, 평소처럼 담담한 얼굴로 병원에 갔다. 무뚝뚝한 부산 사나이 교수님의 입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표정 하나 바꾸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손바닥은 식은땀으로 축축했다. 의자에 앉아 대기하는 그 시간이 마치 영원처럼 느껴졌다.

"모든 검사 결과가 다 이상 없습니다."

그 순간, 내 안에 잔잔한 파도가 일었다. 크게 환호하거나 눈물 흘리지는 않았지만, 그 고요함 속에 깃든 안도감은 어떤 축제보다 컸다.

"잘 지내다가 6개월 후에 진료 받으러 오세요."

교수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였다. 암진단을 받고 이틀 후 주치의 교수님 면담 기다리던 1년 전 그 날이 떠올랐다. 인생의 폭풍우가 시작되던 그때와 지금, 같은 공간이지만 얼마나 다른 감정인지 모른다.

2024년, 나의 인생에 폭풍우가 휘몰아쳤다. 수술, 항암, 방사선치료... 긴 터널을 지나온 지금, 부작용 없이 모든 과정을 잘 마치고 1년 정기검사 결과까지 좋음에 감사함이 차올랐다.

이제는 계속해서 건강하게 잘 챙겨 먹고 걷기 운동하면서 건강관리를 잘 하는 일이 중요하다. 사실 관리가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식습관과 운동, 조금씩 더 신경 써서 매일매일 더 건강해지는 내가 되기를 소망한다.

병원을 나서는 길, 하늘이 유난히 맑다. 오늘의 이 평범함이 얼마나 값진 선물인지 이제야 온전히 알 것 같다. 안드레아 보첼리의 'momentos'의 선율이 가슴 깊이 파고 든다


https://youtu.be/srti9S6wQpY?si=yWf3F8ByhnAQEY_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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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의 '수련(Water Lilies)'

잔잔한 수면 위에 떠 있는 수련이

폭풍 후의 평온함과 새로운 시작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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