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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아 Jun 10. 2024

중국은 미국을 꺾고 1위 대국이
될까? : 유럽의 시선

유럽은 중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보는 눈에 따라 상당히 차이가 있다. 


언론은 중국을 조만간 무너질 것처럼 위태롭게 본다. 

중국의 경제 성장은 끝났다. 재정 위기가 계속 닥치고 있다. 중국 금융권이 붕괴할 것이다. 

일본처럼 침체될 것이다. 지난 20년간 주기적으로 뽑아 왔던 제목들이다.      


학자들은 다르게 접근한다. 중국을 언급하기 시작하면 대개 긴 굴욕의 시간을 살아왔다는 사실부터 지적한다. 아편전쟁 이후 서구 국가들에 영토의 일부를 빼앗기고 후진국으로 무시받으며 견뎌왔던 200년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나라도 국민도 와신상담의 에너지가 가득하다는 것이다. 


유럽은 늘 한 구석에 중국에 대한 불안한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다. 문화적 전통과 압도적 인구를 두려워했다.

『중국이 깨어날 때, 세계는 떨게 될 것이다(Quand la Chine se réveillera, le monde tremblera)』, 

프랑스 법무부 장관이자 저명한 학자였던 알랭 페르피트(Alain Peyrfitte)의 저서는 70년대 최고 베스트셀러였다. 책 제목은 중국을 언급할 때마다 현재까지 회자되는 문장이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중국은 깨어난 것처럼 보인다. 

미국 GDP의 10% 수준에 불과했던 중국의 GDP는 14년 만에 미국 GDP의 70%에 도달했다. 

미국과 서유럽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성장이다. 

참고로 러시아는 40%를 넘지 못했고, 일본은 30%를 조금 넘었을 때 미국의 견제를 받고 경제가 추락했다. 


중국의 경제적 성공을 보여주는 몇 수치들을 보자. 

세계 5대 은행 가운데 JP모건을 제외하고 4개가 중국은행이다. 

미국의 금 보유고가 8천 톤인데, 중국은 3만 톤이다. 

세계 10대 항구 가운데 7개가 중국 태평양 해안에 있다. 

중국의 철강 생산량은 미국의 14배다. 

한 해 배출되는 엔지니어의 수가 미국 7만, 중국 60만이다. 

질적 차이를 감안해야 하지만 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IMF는 구매력 평가에서 2017년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이 자본주의 이념을 수용하고 민주화되면 서구 세계와 경쟁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설령 갈등이 생겨도 우위를 주장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미국과 서유럽의 생각이었다. 

중국에 공장을 이전하면서도 고급 기술은 자신들이 계속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다. 중국을 얕보았다.


중국의 성장을 보며 위험하다고 생각한 미국과 서유럽은 통제를 시작했다. 

관세를 높이 올리고, 기업 활동을 막고, 금융 시장 접근을 금지하는 등등.  


어려움에 빠진 중국 앞에는 여러 옵션이 있다. 

국내 소비를 늘리든, 투자를 늘리든, 정부 소비를 늘리든, 발전 도상국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를 늘려 

물건을 사게 하든, 어쨌든 적자를 너무 늘리지 않고 성장률을 너무 떨어트리지 않는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성공할 것인가? 두고 보아야겠지만, 유럽 학자들은 그리 비관적이 아니다.    

 

미국은 직접 중국에 가서 압력을 넣기도 한다. 

생산을 줄이라. 러시아에 무기 부속품을 팔지 말라. 말을 듣지 않으면 제재하겠다. 

80년 대 일본은 미국의 말을 들었지만 중국이 그렇게 할 것인가? 

인구가 4배 더 많은 중국이 미국에 맞춰 1/4만 일하고 멈출 것인가? 

학자들은 미국이 «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다 » 고 잘라 말한다. 


미국은 군사적으로도 중국을 압박한다. 

군사 기술 개발을 막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한국, 일본, 오키나와 대만을 잇는 경계선에 군사력을 강화했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 15년 간 군사력을 4배로 늘렸다. 

그러나 미국이 중대한 도발을 하지 않는 한 전쟁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본다. 


세계 모든 언론은 20년 전부터 타이완 문제로 두 나라가 충돌할 것이라고 보도해 왔다. 

충돌이 일어나면 미국과 동맹인 한국도 참전해야 하므로 우리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여러 변수가 있어 상황은 변할 수 있지만 중국은 러시아와 달리 미국과 군사 경쟁을 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 여러 전문가들의 견해다. 게다가 군사적으로 절대 열세다. 중국 국방 예산은 미국의 1/3도 되지 않는다.

   

두 강대국의 경쟁에 대한 유럽연합의 입장은 어떤 것일까? 

무슨 수를 쓰든 중국을 눌러 놓겠다는 미국의 정책에 적극 동조하는 것이다. 

« 대만 해협을 순찰하러 가겠다. » 

유럽연합의 외교 수장 조셉 보렐(Josep Borrell)의 말에서 보듯 미국보다 한 발 더 나가기도 한다. 

유럽의 존재론적 문제도 아닌 두 중국 문제를 두고 그런 정신 나간 소리를 하다니! 학계는 어이없어했다.


유럽은 자신들이 세계 권위주의 독재에 대항하는 민주주의의 보루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의 가치관이 우수하고 보편적이며 그것을 다른 세계에 전파해야 한다는 메시아적 임무가 있다는 

신념을 버리지 못한다. 

그러나 중국은 이제 유럽이 격렬하게 비난해 왔던 공산주의자들이 아니다. 그렇다고 민주주의자들인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이념이나 무역 적자만으로 중국에 대한 혐오감을 설명할 수 없다. 

중국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 서구세계에 "전략적, 정서적, 심리적"으로 위협이다. 


중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된다고 리더십을 인정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유럽 정치가들은 새로운 힘의 분배를 원하지 않는다. 미국을 중심으로 모여 주도권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공산주의를 표방하던 아시아 국가가 자신들보다 우세한 입장이 되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 중국이 지배하는 세상을 보느니 미국과 같이 죽겠다. » 현재 유럽연합 정치가들의 생각이다. 


미국의 외교에 동조하면서 유럽은 러시아의 자원을 잃었다. 중국의 높아진 기술력과 시장도 잃게 될 것이다. 

미국이 원하는 제재를 계속 따르면 “유럽은 죽는다.” 자진 폐업하고 집단 자살의 길에 들어서고 싶은가? 

학자들이 물으면서 덧붙인다. “중국을 고립시키려 하다가 제 발에 총을 쏘고 있다.” 실제 독일은 고급 

자동차를, 프랑스는 명품을, 스페인은 돼지고기를 팔 시장을 잃었다. 타격이 깊을 것이다. 



유럽 정치가들이 리더로 떠받들고 있는 미국이 무역 전쟁에서 보여주는 전망은 그렇게 긍정적이 아니다. 

러시아와는 우주항공과 무기 제조 분야에서만 경쟁했지만 중국과는 모든 분야에서 경쟁해야 한다. 

중국은 2000년대 이후 전기차, 5G, 태양열 에너지 판, 4세대 핵 에너지 등 첨단 산업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미국도 주력하고 있는 이 분야들에서 중국은 자원과 노동력만이 아니라 기술면에서까지 위협하고 있다. 

첨단 테크놀로지 24개 분야 가운데 22개 분야를 리드하는 것은 중국이다. 


작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5.2%, 미국은 2.5%였다. 올해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5.5%였다. 

서유럽에서는 1%를 넘긴 국가가 없다. 


전 세계가 필요로 하는 산업 물자를 그처럼 고품질에 그처럼 낮은 가격에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 말고는 없다. 시간은 중국의 편이다. 

다만 그 시간은 무한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세계 GDP의 18.5%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비중이 20%에 도달하면 인도와 아프리카가 떠올라 

중국이 유일한 초강대국이 되는 것을 막게 될 것이다. 유럽 학자들의 전망이다. 




출처: 전문가 인터뷰: 카롤린 갈락테로스(Caroline Galactéros: 지정학자), 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컬럼비아대학 교수), 베르트랑 바디(Bertrand Badie: 지정학자, 시앙스포 명예교수), 월윅 포웰(Warwick Powell, 퀸스랜드 공과대학 교수), 알랭 주이예(Alain Juillet: 전 프랑스 대외안보처 정보국장, 사업가), 미레트 자키(Myret Zaki: 경제 전문기자) ; 사진: 구글이미지


 (국제 사회의 문제들이 우리의 관심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언론의 관심은 일부 지역에 집중되어 있고 편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높아진 위상과 맞지 않습니다. 다른 시각을 참고하여 입체적이고 다면적으로 이해할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시사를 주제로 프랑스어권의 언론, 학계 그리고 현장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의 관점을 번역 요약하여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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