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도 삶도 힘빼기가 기본이네》

by 운형 최진태

#최진태시인의음악사랑이야기 (2)

《음악도 삶도 힘빼기가 기본이네》


노래나 악기 연주를 잘 하려면 ‘몸에 힘을 빼라’고 얘기한다.

대중가수 조용필도 판소리꾼 안숙선도 그랬다.

자신의 감정 조차 힘이 들어갔는지 살펴야 하는 거라고도 했다.

대부분의 운동도 ‘힘빼기’에서 시작 된다. 힘을 순간적으로 사용하는

검도 등은 물론이고 태권도 권투 합기도 유도 태극권 등의

각종 무술 및 탁구 골프 축구 배구도 마찬가지이다.


요가에서도 ‘사와 아사나’라고 해서 잠자듯이 누워서 호흡을 고르고

쉬는 자세가 있다. 주로 그날의 요가 수련이 끝났을 때 취한다.

바닥에 누워 완전히 몸과 마음에 힘을 빼고 잠을 자는 듯이 취하고는

완전 이완자세를 말한다.

이 의식적인 휴식이 몸에 활력을 주고

마음에 생기를 되찾아 주는 것이다. 얼핏 간단하고 쉬운 자세로 보이지만

사실 상당한 수준의 고수도 이를 제대로 취득하기 어렵다.

실제로 이 자세만으로 고수와 하수를 가름하는 경우도 있다.

그 만큼 이 자세는 하타요가에서 알파요 오메가인 것이다.


인도 고전인 바가바드기타에서는 ‘영혼은 세상의 감각들과 함께

움직이지만 감각은 조화 안에 유지되며 고요 안에서 휴식을 취한다’라는 대목이 있다.

몸과 마음에서 ‘긴장과 이완’ 이라는 서로 다른 성질을

상응시켜 갈 때가 자연스러움이라는 얘기다.

건강과 마음의 평화는

존재 전체의 강한 활력에 상응하고 휴식을 통해 이뤄지며 그 원천이 바로 힘빼기 즉 이완이다.

즉 힘을 뺀다는 것은 자연스러움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악기를 연주하는 기본이 힘빼기인 듯하다.

어떤 악기에 입문했을 때, 아니면 어느정도 숙달이 되었을 때도

마냥 힘빼기를 강조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힘이 들어간다는 것은 그만큼 긴장이 된다는 것이며, 그로 인해

몸과 마음이 경직되는 것이니 자연스러움이 무너지고 부자연스런

동작이 연출되기 때문에 음의 조화가 깨어지고 말기 때문이리라.

힘을 뺀다는 것은 이렇듯이 연주뿐만 아니라 무엇인가를 잘하려면

언제나 두루 적용되는 원칙이 아니던가.

그래서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이란 구호가 각종 운동은

물론 연주회 등에서 적용되는지도 모른다.


힘을 뺀다는 것은 일종의 덤덤함이고, 있는 그대로이고, 꾸미지 않은 것이며,

감성적이 아닌 이성적인 것이며, 선승들이 말하는 관조(觀照)의 경지라 할 수 있다.

노자 도덕경의 핵심인 무위자연 (無爲自然)은 ‘억지로 무엇을 하지 않고 순수하게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삶, 꾸밈없이 그러한대로 사는 삶’이란 뜻이다.

바로 힘을 뺀다는 것은 이 무위자연의 경지가 아닐까?


힘을 뺀다는 것은 힘이 없다는 것과는 다르다.

힘을 함부로 소모하지 않고 힘을 써야 할 때 쓰고 안쓸 때에는

안씀으로 인해 힘을 비축한다는 의미이다.

강조해야 하는 부분이 어딘지 알아채고 그 타이밍을 기다린다는

말이며 우선 순위, 완급조절을 이해한다는 말이다.

힘을 뺀다는 것은 자신감의 표출이기도 하다. 여유는 강자만의

미덕이라는 말이 있듯이 악기 연주에 숙달되면 자연히 힘을 뺀 채

자유자재로 연주하게 된다고 본다.

그러니 힘을 뺀다는 것은 각종 운동의 기본이며 연주의 기본이며

성악 및 판소리 등 노래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힘을 빼야 비로서 음악은 음악다워진다.


또한 힘을 빼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지혜이기도 하다. 힘을 빼야

삶이 아름다워 진다. 하찮은 감투만 써도, 무슨 무슨 완장만 차면,

조금만 윗 선에 선듯한 느낌만 들면, 얼마인가라도 상대에게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다면, 사뭇 어깨나 목에 힘이 들어가는 모습을 왕왕 본다.

근간에 갑질이니 직위에 대한 강압적 행사니 하며 시중에 회자하는

여러 불미스런 사건들을 대한다.

우리 모두 오르면 오를수록, 가지면 가질수록, 알면 알수록 몸에

힘을 빼고 더욱 겸허해지고 더욱 낮추어가는 삶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삶도 음악과 너무 흡사하게 닮았다는

느낌이 든다. 혹자는

‘영혼에 가장 가까운 것이 있다면 음악일 것’ 이라고 했다.

힘빼는 음악의 기본을 되돌아보면서 삶의 지혜도 이 참에 되새겨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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