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ainon 김승진 Sep 3. 2021
빗물만 말고 햇살도
번뜩이는 유리 걸친 마천루.
햇빛 아쉽지 않아. 난.
이 안에 계신 귀한 분들
덥지 않으셔야 해.
도로 하늘로 가거라. 햇빛.
빌딩 숲길 건너 연립주택 반지하.
간밤에 내린 세찬 빗줄기는
모든 것을 끝까지 남김없이
참 촉촉하게도 적셨다.
흘러넘치는 구름의 은총이여.
빗물아. 네가 아래로 흐르는
딱 그만큼만 바랄게.
네 가시고 난 뒤 찾아오실
햇빛, 햇살도 부디부디
흐르거라. 넘치도록 아래로 흐르거라.
6월 30일, 오늘이 사무치는 까닭
지구가 태양 주위를
두배 더 빨리 달렸다면
오늘
어느 카페에서는
올드 랭 사인이 울리겠지.
클래식 방송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을
내보낼 거야.
오늘이
달력 마지막 장을 찢는 날일 수도 있어.
오늘 아침 그대가 맞은 태양
삶 속 최후의 해가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오늘의 그네 타기
그대 마지막 그네
그럴 수도 있잖아.
그네
그대
영원하지 않아.
그넷줄
언제 끊길지 알 수가 없어.
한잔 차로 여는 길
따뜻한 한 모금
마음이 흘러나오는 길
촉촉하게 덥히고...
보드라운 그 길 위로
다정한 말씨가 던지는
아늑한 눈빛.
마음의 문
빗장
살며시 연다.
바람이 흘린 눈물 10
하늘은 잿빛이건만
구름으로 구겨
바람 위 떨군 빗물은
색깔이 없고
오늘 이 마음 깊이
핏빛 아픔이 토한
설움 가득 눈물방울도
그 너머 세상 그대로 비쳐 보이듯이
잿빛 구름을 바람이 녹이고 난 하늘도
핏빛 응어리 터뜨려 다 비워낸 마음도
그리 무색(無色)하기를.
담담히 무심히
그 무엇에도 물들지 않는
단단한 투명함으로
초연히 일어서서
오늘 바람이 흘린 눈물
내일 햇살 머금은 바람으로 씻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