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스스럼없이 부러뜨리려 해도
더 작아질 남음이 없다
짧아서 부러지지도 않으니
끝까지 갈 수밖에, 쉼 없도록
시간의 물결이 이끄는 대로 숨 마시고 뱉으며
파도의 맨 가장자리에 이를 날까지 그리리라, 그리하리라
어차피 기억되지 못할 이야기들이지만
그래도 적어가며
접히지는 않으리라, 마지막까지
숨 쉬며 걷다가, 멈추지 않고 긋다가
영원 속으로 사라질 그날엔
한 톨 그림자도 남기지 않으리라
작가 / 등단 시인 / 글쓰기 강사 rain on... 마른 곳을 적시는 빗방울이고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