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몽당연필

끊거나 멈추거나

by rainon 김승진

별 구분 없이 섞어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중단(中斷)과 중지(中止)는

전혀 다른... 아니 어쩌면

거의 반대되는 뜻을 담고 있다.


중단(中斷)은 도중에(中) 끊음(斷)이다.

가위로 실을 잘라버리는 것.

한자 단(斷)은 '결단하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돌이킬 가망을 남기지 않고

영구히 끝내는 것이다.

한 치의 망설임도 주저함도 없는 단절이다.

그간의 모든 것들은 '과거완료형'으로 묻힌다.

미련 없는 STOP이다.


중지(中止)는 도중에(中) 멈춤(止)이다.

그냥 멈추어 가만히 있는 것.

한자 지(止)에는 '기다리다'는 뜻도 있다.

그대로 영원히 멈출 수도 있고,

다시 걸어갈 수도 있는 여운을 남기는 것이다.

머뭇거림인 것이다.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GO와 STOP 사이 어딘가의 서성거림이다.


중단(中斷)이냐 중지(中止)냐,

선택의 밤이다.

까만 밤이다.

끊든 멈추든,

일단은 걷지 못한다.

앞이 보이지 않는

까만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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