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판 호랑이 엄마들 ( Tiger moms)

뉴질랜드 삶 소소한 일상 이야기

by 세라

혹시 호랑이 엄마 Tiger mom을 아시나요?

미국 예일대 법대 교수인 에이미 추아 교수의 작품이다.

2011년 3 월에 출간된 이 책 때문에 전 교육계가 발칵 뒤집히는 일이 있었다.

자기 자녀들을 엄격하게 키우는 엄마들을 즉, 그들을 타이거 맘이라고 한다.


놀랄 것도 없이, 뉴질랜드도 타이거 맘들이 있다.

우리 아이들은 날 타이거 맘이라고 놀린다.

자기들이 하기 싫은 것을 하라고 강요할 때마다

날 타이고 맘이라고 부른다.

뉴질랜드에서는 아이의 개성과 인격을 존중하는 편이라서 동양적 시선에서 바라보는 교육관을 조금은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나도 한 때는 타이거 맘이라 생각했었다.

큰아이 에밀리한테 바이올린 가르치기 위해서 강요적으로 연습도 시켰고, 에밀리가 바이올린 배우는 과정에서 내가 바이올린 배우라고 한 것을 많이 후회도 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에밀리는 엄마의 강요 덕분에 끝까지 바이올린을 끝마칠 수 있었다.

이제는 바이올린 한 것이 에밀리 자신의 훈장이 된 셈이다.

그래서 작은 녀석 노아에게는 에밀리가 그 지긋지긋하게 했던 바이올린을 가르치지 않았다.


하지만, 뛰는 놈에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결국, 난 확실히 타이거 맘은 아니었다.

나보다는 훨씬 우세한 타이거 맘들이 내 주변에 도 시리고 있었다.


작은 녀석, 노아 초등학교에서는 매월 3월쯤 학교 내에서 수영 대회가 열린다.

뉴질랜드 대부분 초등학교들은 수영장이 있고, 고학년학생들부터는 학교 수영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작은 녀석, 노아는 수영을 잘한다. 녀석은 잘하고 이기고 싶어 하는 승부욕도 강하다.

근데, 학교 수영 대회에서 진짜 강자가 나타났다.

진짜 번개처럼 무지 빠른 놈이 나타난 것이다.

난 그 빠른 놈이 어떻게, 왜 빠른 건지 궁금증에 대해서 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타고 난 재능 때문에 빠른 건지, 아님 수많은 노력으로 빠른 건지 아닌지, 그 빠른 녀석의 엄마는 타이거 맘인지, 아닌지 나 혼자 이리저리 궁리하느라 내 머릿속은 바쁘기 시작했다.


운 좋게, 그 빠른 녀석의 엄마가 자기 집에 놀러 오라고 했다. 이건 순전히 작은 녀석 노아의 후광이다.

학급 반장을 맡고 있고 노아는 모든지 적극적이고 친구들 사이에도 인기가 많아서 그런지 그 빠른 녀석의 엄마도 나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내 작은 녀석 노아는 집에서 공부는 얼마나 하는지? 무슨 방과 후 활동을 하는지? 그 빠른 녀석의 엄마도 우리 노아가 타고 난 재능 때문에 똑똑한 건지 아님 나의 타이거 맘 양육 방식 때문인지 궁금해하는 것 같았다.


어쨌든, 집에서 만든 홈피자를 만들어 가지고 수영장이 있는 그 빠른 녀석 집으로 놀러 갔다.

난 그 빠른 녀석의 엄마한테 너 아들이 빠른 이유가

너희 집에 수영장이 있어서 그러냐면서 농담을 건너기도 했다.

그 집 엄마 왈은, 자기가 자기 아들을 이것저것 시켜 보니 수영에 재능에 있는 것 같았고, 수영레벨도 빨리빨리 통과해서, 지금은 고등학생들과 같이 수영트레이닝을 받는다고 했다.

근데, 더 기가 막힌 것은 월요일부터 금요일 주 5 일새벽 5 시 반에 기상해서 6 시에 수영장에 도착해서, 7 시 30 분에 수영레슨을 끝 맞추고 집에 와서, 그때부터 학교 등교 갈 준비를 하고,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7 시부터 8 시까지 수영을 함으로써 주중에 총 7번의 수영연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겨울엔 감기로 인해 머리가 아프거나 할 때도 해열제를 먹어가면서 수영 연습을 시킨다고 한다.

그 외에 한 달에 한 번씩은 토요일 내내 수영 대회가 있고, 펜싱, 복싱, 축구도 주말에 곁들어한다고 한다


그 빠른 녀석은 주중에는 텔레비전이나 컴퓨터게임은 허용이 안 되며, 토요일 오후에는 컴퓨터 게임이 허용된다고 한다.

어떻게 내 작은 녀석 노아가 그 빠른 녀석을 이길 수 있으리라~ 그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내 작은 녀석은 아침 7 시 반에 겨우 일어나다시피 한다.

난 그 빠른 녀석을 학교에서 몇 번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다.

항상 행복해하지 않는 얼굴에 조금은 멍하고 우울한 느낌의 조용한 녀석으로 기억하고 있다.

“아~ 혹시 수영 때문에 그런 거구나!~ ”

나 혼자 생각하고 내 멋대로 결론을 지었다.


나의 작은 녀석은 왜 우리가 그 집에 놀러 가냐고 찌뿌둥해했다. 그 시간에 자긴 자기 친구들과 재미있게 컴퓨터 게임을 할 시간이라며 투털거렸다.

“ 그 빠른 녀석은 친구도 별로 없고, 친구들하고 잘 안 놀고 점심 먹고 나면, 학교 도서관에 가서 혼자

책 읽어.~ 그 애는 재미없단 말이야. “


근데, 더 신기한 것은 그 빠른 녀석의 호랑이 아빠는 더 야망이 컸다.

사실, 자기 아들을 사립학교에 수영 장학생으로 보낼 계획을 하고 있었다. 보통 장학금은 학비에 50프로를 받지만 특출한 재능이 있는 경우는 거의 전액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 빠른 녀석의 호랑이 아빠는 그걸 노리고 있었다.

호랑이 아빠 왈, 수영은 레슨비가 다른 운동에 비해서 저렴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네는 저렴하게 배운 운동으로 사립학교에 전액 장학금을 노리고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이라고 하면서 내심 자랑을 삼아 우리한테 이야기했다.


우리 동네 근처에 유명한 사립학교가 하나 있다.

난 우리 아이들을 사립학교를 보내지 않았고 보내지 않을 예정이다.

첫째는 학비가 비싸다, 주택 융자를 갚고 있는 우리에겐 재정적 여유가 없다.

둘째로는 나의 교육관은 같은 동네 학군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만난 친구들과 다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고등학교를 잘 마치길 바란다.

학교 마치고 집에 오고 가는 길에 한 번씩 친구집에 잠깐 들러서 컴퓨터 게임도 한판 하고, 아이스크림이나 쿠기도 친구집에서 얻어먹고 집에 오는 길은 내 아이가 행복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행복하게 학교 생활을 친구들과 더불어 잘 질길 수 있는 아이가 학교 생활에 재미가 있어서 공부에 대한 능률도 잘 올라서 공부도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난 생각한다.


뉴질랜드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현지인들은 공부보다는 사회적 교류 관계 능력을 중요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왜냐면 뉴질랜드에서는 개천에서 충분히 용이 나온다. 옛날에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 중에

“다 자기 하기 나름이다.”


아시안 부모들은 “사” 들어가는 직업들을 참 선호한다. 나도 마찬가지고, 나도 작은 녀석 노아한테 한 번 헛물켜 봤다.

그래서, 난 작은 녀석 노아에게 물었다.

너도 한 번 의사 한번 해 볼래? 작은 녀석은 단칼에

자른다, 노우(No) 하면서, 자기 피 보는 것이 싫다는 등등.. 변명을 대면서…

자긴 경찰관이나 축구 선수가 된다고 하면서 말이다


우리가 축구하면서 알게 된 또 다른 타이거 맘은

그 집 아들이 축구에 재능이 없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아채고 테니스로 갈아탔다.

그 테니스 타이거 맘은 테니스 코트에서 산다.

그 테니스 타이거 맘은 제일 먼저 테니스 코드에 가서 자기 세명의 아이들과 연습하고 제일 마지막으로 문을 잠그고 나간다.

방학 때도 테니스 코드장에 휴가를 간다.

자기 아이 셋을 데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테니스 코드장으로 어김없이 출근한다.


그 테니스 타이거 맘 왈, 본인이 자기 아이들 테니스 레슨비로 엄청 쏟아부어서, 그래서 본전을 뽑아야 한다고 한다. 그 테니스 타이거 맘 아이들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개인 연습과, 개인레슨과 그룹 레슨 그리고 주말엔 테니스 경기를 나간다.


그 테니스 타이거 맘 아이들은 본인 또래에 비해서 테니스를 참 잘 친다. 하지만 그 아이들 얼굴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특히 그 집 둘째 녀석은 우리 노아랑 전에 같이 축구도 했었다. 그 집 둘째 녀석은 엄마 성화에 주눅이 잔뜩 들어 있었고, 그 테니스 타이거 맘은 작은 실수에도 자기 아이를 나무라고 했고 체면을 깎아내렸다. 그 둘째 녀석은, 공이 날아오면 제대로 뛰지 못해서 공을 받아 못 친다고, 뛰는 기술이 모자라다는 등등.. 그런 말들을 하면서 잘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너무 안타까워했다.


난 모른다, 그 테니스 타이거 맘이 자기 아이들을 사립학교 장학생으로 보내려는 계획과 자기 아이들에 대한 교육적 야망이 얼마나 큰지?

하지만 난 알고 싶다. 그 아이들이 자기 부모의 극성 때문에 행복한 아이로 자랄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아쉬운 느낌이 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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