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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학 나무향기 Jun 07. 2023

사랑은 타인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나를 만나는 과정

사랑에 힘들어하는 청년들에게

   사랑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주제 중에 하나지만, 누구하나 사랑에 있어서 쉽게 답을 찾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만나도 잘 모르는 연인의 마음과 더 모르겠는 나의 마음. 청춘들의 사랑 속에 숨겨진 심리학의 정체를 살펴보자.


 우리가 태어나서 시작한 사랑은 누구나 알고 있는 ‘부모와의 사랑’이다. 이 부모-자녀간의 사랑을 심리학에서는 <일차 애착>이라고 부른다. 부모-자녀사이에 서로 믿고 사랑하며 의지하는 행동, 즉 일차 애착이 잘 이루어져야, 비로서 사랑이라는 나무가 안정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그 열매는 훗날 성인이 되어 진정한 애착으로서의 기능을 하게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차 애착에서 상처와 아픔을 한 두번 쯤은 경험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부모와의 관계가 좋았다고 생각해도, 부모에게 받았던 작은 트라우마 또는 안 좋았던 기억들로 인해 부모와 거리를 두거나 뭔가 모르는 정서적 허기감을 경험하게 마련이다. 결국, 우리 모두는 상처받은 영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은 자신의 힘든 상처를 누군가에게 보상받고 채우고 싶은 본능적인 습성을 가지고 있다. 이게 바로 청년기에 하는 사랑, 즉 심리학에서 말하는 ‘성인애착’으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바로 현재의 사랑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서로서로에게 어릴적 애착의 결핍이나 결여를 채우고자 애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연인관계에서 과연 나는 무엇을 보상받고 싶은걸까?     


  인구 절벽의 시대, 우리 한국사회에서는 결혼을 포기한 청춘들이 너무나 많다. 그들의 사랑에 대해서 논하고, 건강한 연인관계를 이어가도록 돕는 일은 우리나라를 존속해 나가는데 매우 중요한 일이다. 대부분 사랑과 이별을 반복하면서 몇 번의 실패를 맛보고 나면, 더 이상 사랑을 이어갈 힘의 날개가 꺽이게 된다. ‘난 이제 혼자인게 편해’라고 스스로 확신을 가지며 사랑이라는 세계에서는 멀어져 외톨이로 살아가게 마련이다.      

  어떤 한 청년은 나이가 30대 중반이지만, 연애에서의 잦은 실패로 여자에 대한 불신이 쌓여갔다. 가만히 그의 연애 역사를 들여다보니 대부분 여성에게 다 맞추어주는 식, 일명 ‘헌신형 연애’ 스타일을 가졌던 공통점이 있었다. 

   BTS 노래에서 ‘시소(Seesaw)’라는 곡에서 나오는 가사처럼, 사랑도 시소와 같은데 한쪽이 너무 무거워지거나 또는 너무 가벼워지는건 사랑이 끝나감의 징조라는 내용이다. 즉, 서로 균형을 이루는 연애, 서로 원하는 욕구를 충족해주기위해 배려하는 건강한 연애가 매우 중요하다는 걸 가사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 청년은 사실 어릴적 어머니가 일찍 집을 떠나버린 아픔이 있었다. 바로 앞서 설명한 일차 애착에서 손상이 생긴 것이다. 어릴적 이런 애착 손상은 마음 속에 큰 트라우마를 남겨, 성장과정에 내적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자신이 또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유기 불안과 두려움에 갇히게 되고 결국 건강한 연애의 균형을 잃어버리고 만다. 


  이때 이 청년이 해왔던 헌신적인 패턴의 연애는 오랫동안 갈구했던 일차애착에서 원하던 모에 대한 사랑을 보상받고 싶은 심리가 녹아져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별 후 유독 더 화가나고 분노에 휩싸이는 감정으로 표출되고, 이 청년은 이별 감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오랜기간을 힘들어하게 된다. 


 ‘사랑은 타인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를 만나는 과정이다’     

 다시 말해, 사랑을 할 때 좋은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그 사랑에서 보이는 나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유독 이번 연애는 불편하고 화가 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 연애에서 나는 새롭게 만나는 나의 힘든 모습을 보게 되어 더 힘든 것이다. 만약에 7번의 연애를 했다고 할 때, 3번 연애 때 내가 가장 행복했다면 어쩌면 그 사람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 사람이 나랑 맞는 인연일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 연인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잘 살필줄 아는 사람이 되어보자. 사랑이라는 경기에서, 롱런하는 방법은, 상대방의 문제점을 파헤쳐 갈등을 키우는 것 보다 어쩌면 내가 어떤 color을 가진 사람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 그래야 나랑 잘 맞는 color를 가진 사람을 알아보는 지혜도 생기니, 모두 자기 안에서 자기만의 색깔부터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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