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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이 May 10. 2024

영이샘의 여주역사여행길2

여주의 돌을 찾아 떠난 여행길 2편 여주 고인돌을 만나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고인돌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예요. 전세계에 약 6만개 정도 고인돌이 있는데 그중 3만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고인돌이 가장 많은 나라에 속합니다. 그런데 그렇게나 많은 고인돌이 여주에는 없을까요? 당연히 있습니다. 저도 여주에 고인돌이 있다는 거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찾아가 보진 않았습니다. 강화도며 화순이며 고인돌을 보러 많이 다녔는데 정작 우리 지역에 있는 고인돌을 한번도 본적이없다니 지역의 역사교사로서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여주의 고인돌을 찾아나섰습니다. 


 여러분은 고인돌하면 어떤 모양을 떠올리시나요? 아마 책에서 나온 탁자 모양으로 생긴 고인돌을 많이 보셨을 거예요. 땅위에 굄돌이 있고 그 위에 네모난 덮개돌을 얹은 모양으로 여주에는 신접리 고인돌이 그런 형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원래 신접리에 있던 것을 정리 복원해서 현재는 신륵사 앞 공원에 전시하고 있어요. 


고인돌은 만든 이유가 여러가지인데요. 보통 무덤인 경우에는 지배자의 권위를 권력을 보여주는 무덤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큰 규모의 돌을 옮겨오는 것 자체가 많은 사람을 동원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우리나라 고인돌의 숫자로 봐서 모두 지배자의 무덤이라 볼 수는 없지요. 신접리 고인돌은 권력이 느껴지기 보다는 작고 친근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신접리 고인돌이 무덤이라면 지배자가 묻혔기보다는 주변에 있는 동네 어르신이 묻혀계시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무게가 2톤이 넘는다고 합니다. 여러가지 상상을 해봅니다. 

여주 신륵사 공원내 위치한 신접리 고인돌

신접리 고인돌 이외에도 여주지역에서는 모두 17개의 고인돌이 조사 보고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북내면 석우리 유적에서 10여기가 조사되어 여주지역에서는 가장 많다고 해서 석우리로 고인돌을 찾아나섰습니다. 석우리선돌 주변에 있다고 하고 고인돌이니 작지는 않아 쉽게 찾을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갔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동네 분들께 여쭈어봤는데 선돌은 알아도 고인돌의 존재는 모른다고 합니다. 여주박물관에서 여주시사 편찬을 담당하고 있는 조원기 학예사분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친절하게도 석우리에 가셔서 직접 확인하고 사진을 찍어서 위치를 알려주셨습니다. 


고인돌은 탁자처럼 생긴 고인돌 말고도 바둑판식이라고 해서 4개정도의 돌 위에 덮개돌 얹은 형식도 있습니다. 언뜻 보면 그냥 바위만 덩그러니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석우리 유적은 바둑판식이라서 그냥 봐서는 고인돌이라고 알아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래도 땅위에 어느 정도 나와 있으면 알아볼텐데 고인돌 본체는 물론이고 덮개 부분조차도 땅에 묻혀있어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박물관 학예사님이 보내주신 사진과 대조하며 보물찾기 하듯 찾아서 3개정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석우리 고인돌 유적은 금당천 옆의 평지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에서 돌들을 가져오려면 많은 노동력이 동원되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땅 속에 묻혀있어 고인돌의 규모를 짐작할 수 없었지만 여주시사에 나와있는 옛 사진을 보니 상당한 규모로 보입니다. 

북내면 석우리 고인돌들

석우리 고인돌이 이렇게 방치되고 있는것이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한두개도 아니고 10여기나 있다고 하니 발굴해서 드러나게 세워 놓는다면 주변 어디에서도 눈에 띄게 잘 보일겁니다. 마침 이곳에는 선돌이 있어 선돌과 고인돌을 함께 볼 수 있는 역사 유적지로서 의미 있는 곳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뭔가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곳만이 유명한 관광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야기가 있고 나름의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이라면 사람들은 찾아옵니다. 


여주에서 선사시대 유적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흔암리 선사유적과 함께 이곳 석우리도 고인돌 공원으로 조성한다면 좋은 역사 교육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면 유난히 선사시대를 좋아합니다. 마치 공룡을 좋아하는 것과 같은 이유일겁니다. 선사시대는 어려운 사건이나 이름이 나오기전 수 많은 상상력이 발휘될 수 있는 역사의 시공간입니다. 연천 전곡리 선사박물관 서울 암사동 선사박물관 고창 고인돌 공원 등 선사유적지에서 유난히 많은 아이들이 와 있는 걸 봤습니다. 여주에도 아이들이 역사를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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