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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이 Jul 16. 2024

여주역사여행길 10-2.여주 황금광 시대의 흔적을찾아

북내면 옥녀봉 금광의 흔적

한편 북내면 ‘옥녀봉’은 1910년 금광이 발견된 이래 1981년 폐광될 때까지 70년 동안 금과 규석을 채취했다고 합니다. ‘옥녀봉 금광’의 금 매장량은 한반도 전체에서 8위에 이를 정도로 큰 광산이었다고 합니다. 


주 갱도 입구는 너비 4m, 높이 2m 정도로 금사면의 금광 터보다 크고, 금방아가 100개나 설치되어 있었다고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해 볼 수 있지요. 다만 우리나라 금광 대부분이 그렇듯이 옥녀봉 광산의 금은 이미 1930년대 ‘황금광시대’에 거의 채굴한 상태여서 해방 후 금 생산량은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금사 쪽보다 규모가 컸다는데 실제 모습이 어떨까 궁금해서 방문했지만, 내부를 볼 수 없었습니다. 옥녀봉 광산은 현재 서울특별시의 한 교회 사유지라서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쉬운 마음에 멀리서 사진만 찍어봤습니다.

북내면 옥녀봉 금광 흔적(현재는 서울의 한 교회 수련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저는 금광 유적을 가보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금광에서 직접 일하신 경험이 있는 어르신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더 흥미진진했습니다. 금광 덕분에 다른 지역보다 전기도 일찍 들어왔던 경험, 월급을 받는 날이면 이포가 들썩거린 이야기, 금광에서 금을 훔치려는 사람들과 그걸 막는 방법에 얽힌 이야기까지 여러 가지 일화를 들려주셨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강원도 태백 철암 탄광촌 지역으로 1박 2일 캠프를 간 적이 있습니다. 탄광촌을 둘러보고 난 뒤 철암 탄광에서 일하셨다는 광부를 모시고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탄광촌 이야기가 낯선 거 같기도 하고, 지금 세대와는 너무 다른 오래전 생활 이야기라 학생들이 집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교사인 저보다 학생들이 더 관심 있어 하고 질문도 많이 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학생들은 자기와 가까운 시기의 역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내 주변에서 일어난 이야기일 거 같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주변 어르신한테서 직접 듣는 것은 좋은 역사 체험이기도 합니다.     


금사면 상호리 금광은 채굴이 활발했던 시기에는 광부가 1,000여 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분들과 지역주민들까지 합하면 얼마나 많은 분이 그 당시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을까요? 그런 분들 한분 한분이 역사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유리 금광갱도 탐방에서 만난 박쥐- 이런곳에 들어가고 박쥐를 보는것만으로도 학생들에게는 흥미로운 경험이 될것이다. 


요즘 인천이나 군산에 가면 ‘근대거리’를 조성해놓은 곳을 볼 수 있습니다. 근대유적을 정비하거나 복원해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도록 하고 있고, 드라마 촬영장소로 활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여주도 근대역사와 관련된 유적이 많습니다. 여주의 근대유산 관련 장소도 잘 정비되어 학생들과 가족들과 함께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야기를 들려 줄 어르신들을 만난다면 좋은 추억이 될 겁니다.      



**황금광 시대 관련 이야기는 <역사스페셜 56회 – 식민지 조선의 황금광 시대> 를 참고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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