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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이 May 11. 2024

영이샘의 여주역사여행길 4.

여주의 돌을 찾아 떠난 여행길 4편. 파사성 이야기 1

' 돌'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여주를 다녀보면서 문득 돌이 가장 많은 곳이 어디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바로 성곽입니다. 우리나라는 산성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많은 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남한산성, 북한산성처럼 주요한 방어지점이라면 어김없이 산성이 등장합니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저희나라는 산지가 70% 이상인 나라죠. 


여주는 높은 산이 없고 평평한 곳이라 성곽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파사성' 이라는 성곽이 남아있어 한번 가볼만 한데요. 이미 많은 분들이 한번쯤은 가보셨을 겁니다. 요즘은 SNS로 노을이 멋진 곳이라는 소문이 나서 여주 사람들 이외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저는 노을도 좋지만 이곳에서 보는 새해 첫날의 일출이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근에 평일 점심즈음에 갔는데 제법 여러 사람들이 파사성을 올라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점심때 쯤이니 노을을 보겠다고 온건 아닐거고 오로지 성곽을 보겠다고 왔을텐데요.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유적을 찾아가는 것도 새로운 여행트랜드인 것 같아 반가웠습니다.

여강길에서 파사성을 찾아온 사람들- 사진제공: 이포중 김인기

제가 파사성을 자주 찾는 것은 무엇보다도 별로 높지 않은 곳임에도 주변의 강경치는 물론이고 여주시내와 양평 개군 일대까지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인데요. 파사성이 존재하게 된 이유도 같은 이유입니다. 산성은 기본적으로 전쟁과 관련된 시설이기 때문에 위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파사성은 신라 파사왕((재위 80∼112)때 쌓아서 이름이 파사성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지만 실제 그 시기에 성곽이 지어졌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대부분의 유물 중 신라 토기류가 많은데 시기적으로 보면 6세기 중반 정도입니다. 따라서 파사성은 신라의 한강유역 진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적으로 보입니다. 


역사 교과서에 보면 한강을 차지하기 위한 백제 신라 고구려의 전투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삼국의 한강 쟁탈전은 고대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수업시간에 자세하게 다루는 내용입니다. 예전부터 강은 농사, 교역, 이동의 주요한 거점으로 한강이야말로 이 모든 조건을 가장 잘 충족하고 있는 곳이지요. 요즘 사람들만 강을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파사성 발굴현황과 소개 간판 

여주에서 학교를 다시신 분들 중에 역사수업 시간에 파사성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신 분이 계실까요? 제가 학생들에게 파사성 이야기를 한 것도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역사는 현장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는 것보다 좋은 공부는 없습니다. 


실제로 파사성에 올라 주변을 살펴보면 왜 이곳이 중요한 방어거점이 될 수 밖에 없고 성을 쌓을 수밖에 없는지 단박에 이해가 됩니다. 삼국시대 한강을 두고 삼국이 벌인 각축전을 설명하는데 이만한 장소도 없을 겁니다. 역사의 모든 것이 서울이나 중심부에서나 일어나는 일이 아닐텐데도 자꾸 내 주변에서 그런 장소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파사성에서 내려다 본 남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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