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이웃집 아저씨나 아줌마 같은 불상은 없을까요?
점동면 면소재지인 청안리 뒤쪽 산길을 올라가면 그런 모습이 느껴지는 신통산 미륵불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문화재로 지정된 불상은 아니라서 정확한 자료는 알 수 없습니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청안리에서 하거동으로 넘어가는 오솔길인 도둑재라고 부르는 길 옆 신통산 중턱에 ‘미륵’이 누워있었다고 합니다. 한 스님이 꿈에 미륵이 있으니 찾아가라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물어물어 이곳 청안리 신통산까지 와서 엎어져 있던 미륵불을 세우고 지금의 미륵사를 지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미륵불 옆에 미륵사라는 절이 들어와 있습니다.
청안리 미륵불 불상의 얼굴표정은 마모가 심해 알아보기가 힘듭니다. 그래도 두툼하고 큼직한 손은 눈에 확 띕니다. 농사짓고 집안일 하는 옆집 아주머니의 손만큼이나 거칠고 투박하지만 뭐라도 하나 챙겨줄거 같은 넉넉한 인심을 가진 손길이 느껴집니다.
미륵불은 먼 미래에 나타나 세상을 구원한다는 부처로 민중들이 특히 사랑하는 부처님입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자기가 살고 있는 세상이 가장 힘든 세상이었겠지요. 미륵불이 나타나 구원해주기를 모든 시대에 사람들이 빌었습니다. 그래서 미륵불은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궁예가 미륵을 자처한 이유도 마찬가지 입니다. 오늘날에도 자기가 미륵이라고 하며 사람들을 현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여전히 살기 팍팍한 세상이라서 그렇겠지요. 이 시대의 진짜 미륵은 어디에 있을까요? 새로운 세상을 열겠다 외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웃의 아픔에 같이 마음 아파하는 그런 사람들이 미륵이 아닐까요?
관련정보: 점동면 청안리 신통산 미륵불,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청안리 산 21길 신통산 미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