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려워

- 교사의 새 학기 준비

by 김떱

새 학기 준비로 정신이 없는 요즘, 학급밴드 어플에서 알림이 하나 날아왔다.


' 4학년 2반이 해체되었습니다. '


내게 온라인 학급게시판은 초등학교 5학년 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담임선생님은 젊은 남자분이셨는데, 그때 기준으로 상당히 신세대의 선생님이셨다. 그 흔한 손바닥 체벌도 하지 않으셨고, 어렸던 그 당시의 내가 느끼기에도 이 선생님의 교육 방식이 정말 재밌고 남다르다고 생각할 만큼 여러모로 신선하신 분이었다. 그분이 다음 사이트에서 우리반 카페를 개설했는데, 어릴 때는 무슨 글을 남겨도 어찌나 재밌던지. 얼마 간은 학교가 끝나면 쪼르르 컴퓨터 앞으로 가서 별의별 뻘글(?)들을 남기곤 했다. 학부모님들이 유심히 보셨다면 문제가 되었을 만큼 학교이야기, 친구이야기도 많이 적었던 것 같다. 여하튼 내게는 온라인 학급게시판이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었다.

그랬던 20년 전과는 달리 이제는 학급마다 거의 필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학급 게시판. 주저리주저리 학생들의 글감으로 가득찼던 20년 전과는 달리 이제는 훨씬 공식적인 자리가 되어 가끔 학부모님들의 답글이 달릴 뿐이다. 그럼에도 한 학년을 되돌아보면 학급게시판 속에 여러모로 추억이 많이 느껴진다. 알림장 한 켠에 학부모님들에게 감사인사를 적어 보내기도 하고, 사진첩에는 아이들의 학교 내의 다양한 모습들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아쉽게도 고작 알림 하나로 끝을 알린 2022년의 우리반 추억들.

작년 이 맘 때쯤 기피 학년이라는 소문에 걱정도 많았지만, 3월 첫날부터 좋은 모습으로 내 걱정을 녹여주고 학년 말까지 별 탈 없이 초보교사를 따라와 준 고작 2012년생의 아이들. 감성에 젖으며 잠깐 시름을 잊게 해주는 그런 나의 먹먹한 추억들. 전년도 아이들을 떠나보내는 알림이 이렇게 오고서야 비로소 새 학기 준비가 마무리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노래 말마따나 만남은 쉬워도 이별은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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