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개의 하트

by 김떱

올해는 10살 아이들을 맡게 되었다.

28개의 줄기는 꽤나 억세어 거친 겨울의 갈대밭같다. 3월의 찬바람을 뚫고 온전히 갈대밭을 지나쳐 가야하는 교사의 학기 초의 어려움은 더 말해 무엇할까.


” 김쌤~ 반 애들은 어때요??“

교사들끼리의 으레 묻는 학기 초 인삿말이 내게도 왕왕 꽂힌다.

누가 물어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사실 내 기분에 따라 달라지는), 그런 나의 무심한 답에도 위로나 격려해주고 가는 학교 선생님들.


초등학교 교실 속 3월 이맘 즈음.

하루하루를 돌아보면 이러한 몇 가지 장면이 고속열차처럼 착시와 잔상만을 남긴 채 순식간에 사라진다.



쉬는 시간, 10분의 휴식은 아이들만큼이나 교사에게도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3교시 쉬는 시간. 예고없이 찾아온 업무 메시지에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괜히 갈 곳 잃은 키보드 위의 손가락들만 바빴던 그 쉬는시간. 어느 순간 아이들의 여러 소리가 귀를 때린다.


“선생님!!!!!! 뒤 좀 보세요!!!“

“우와 이쁘다~~“

“저랑 OO이 둘이서 다 그렸어요”

“오십이 오십삼...”

하트 개수를 세는 아이. 오래 자랑하고 싶은지 지우지 말라고 하는 아이. 친구랑 놀다말고 칠판을 보며 놀라는 아이..



3월은 내겐 유독 힘들고 늘어지는 시기.

매일 이 갈대밭에 온몸이 쓸려도 내가 우리 반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못하는 이유가 아닐까.

고마운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게 도와준 262개의 하트에 감사하다.

keyword
이전 11화만남은 쉽고 이별은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