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계절 단상

호접란

꽃이 지는 순서란 없다

by 아이언캐슬

너를 그리려다

꽃을 그린다

유월 어느 날

따뜻한 붓끝이 캔버스에 닿자

소스라치며 잠을 깨는 꽃망울

너의 곤잠을 깨우려는 것은 아니었는데


매일 한 떨기씩 잊지 않고 희망을 품어

열흘 만에 열 개의 봉오리

그것은 철저히 순서를 지킨 출생의 비밀


달포를 넘은 우아함은

방안 가득 흔적을 뿜어내더니


아뿔싸!

먼저 투신해 버린 셋째 꽃망울

째가 밀어냈을까?

둘째를 이기고 싶었을까?

떨어짐의 순서를 지키지 않는 것이냐

순서가 헝클어진 낙화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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