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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계절 단상

동백꽃

by 아이언캐슬

죽음의 문을 닫고

남은 것은 얼음처럼 굳은 언어 하나


꽃은 묻혔고

나는 길을 잃었다


봄은 오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꽃이 지고 있었다

누군가 말했듯,
모든 죽음은

저만큼의 거리로 살아있다

나는
그 말을 품고 그리움도 묻었다


어느 겨울,
동백꽃 한 송이가
차가운 땅 위에 피어났다


그때, 나는 알았다
죽음은 그렇게 삶으로
조용히 찾아오는 것이었다

그 꽃을 바라보았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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