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의 설렘이 잠을 깨우네
한 줌의 햇살과 신선한 바람
그러곤 문득 가을이 오네
창백한 하늘과 보송한 구름을 머리에 이고
코스모스가 길을 만드네
그 길을
까르르르 아이들 웃음
도란도란 밀린 이야기
토닥토닥 아기 재우는
소리가 걷고 있네
온다는 기별은 따로 없었네
가을은 시나브로 가슴팍까지 차 오르고
거침없이 폭주하던 여름은 헤실바실 발에 차이네
황금빛 포슬거리는 들판
여름내 쏟아낸 농부의 시름은
조곤조곤 알곡으로
소곤소곤 숙과熟果로 담은 채
산국화 웃음 따라 오솔길로
소롯이 가을이 왔네
2023.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