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죽음은 없다
어둑새벽에도
아침이거나 낮에도
심지어 햇살이 숨죽이는 저녁일지라도
이른 죽음은 없다
바람꽃 흔들리다 지친
작은 언덕으로는
한여름에도 무서리가 내려
가슴을 무너뜨린다
수국을 좋아하던 너는
냉랭한 빗줄기에도 외면당하고
하늘은 고질적인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늦은 삶은 없다
애달픈 노을의 시간에나
빛 잃은 별들이 속삭이는 시점이거나
눈물 흥근한 여명의 지점에도
늦추어진 삶은 없다
또다시 우두커니
그 강가에 너와 마주 앉으면
흐트러진 머리를 두드리는 바람 한 줌
잿빛 하늘로 토해내는
하릴없는
나의
가슴앓이
2023.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