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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하는 지니 Aug 28. 2023

매력적으로 나이들기

노인복지관에 업무 차 방문했다.

대전에서 70세 이상의 노인분들을 대상으로 버스, 지하철 무임교통카드를 만드는데 그 덕분에 예상치 못하던 일로 가게 되었다.


그리 급하게 만들지 않아도 되는 일일텐데, 어르신들은 미리미리 줄까지 서 계신다. 아니 그러면 다행이련만, 줄도 안서고 중구난방 소리지르고 야단이다.

심지어 나 하나를 두고 빙 둘러싸서 자기의 서류를 먼저 봐달라고 아우성이다.


이게 왠일인가?

아실만한 어르신들이 질서, 배려 따위는 안중에 없고,

왜 이런 정책을 만들어서 피곤하게 하냐며

소리소리 질러댄다.

(진실로 그리 느끼면 만들지 마시던가, 내가  낸 정책도 아니고 왜 나한테 저러실까? 본인들 공짜 버스 타겠다고 좋아라 했을텐데 굳이 그렇게 얘기해야 할까....)


너무 당황스럽고 정신없었는데..

그런 아수라장에서 내 마음을 살뜰히 챙겨주시는 몇몇 어른들 덕에 그럭저럭 일 마쳤다.

모 기관에서 높은 직위로 퇴임하셨다는 할아버지...

공무원연금을 받고 있다는 곱게 생기신 할머니...

복지관 일을 도와 주고 있다는 여사님 등....



한평생 어떤일을 하게되면 자연스럽게

~~답다. 스럽다 라는 말과 어울리게

직업에 맞는 특성들을 보게된다.


사복을 입었지만 뭔가 절도있는~ 매력 가득한 분과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 느낌이 여느 여성분과 달라 물어보니 육군 소령이셨다는 ~

또는

아~ 어린이집 원장님 이시구나 싶은 말투와 웃음지닌 손님~

보험사 다니시는 분의 느낌, 은행원, 금융인 다운 느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시는 분의  다부진 건강함 등등~

외모가 아니라 말투 행동에서 풍겨나오는 각양각색의 느낌이 다르다!


잠깐이었지만 내가 어떤 모습으로 늙게 될지 엿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동시에 포근하고 성숙한 어른다운 모습으로

나이 들어가는 것!~ 나의 또 다른 작은 바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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