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시절 예쁜여자 아이들 위주로 선생님이 자주 불러주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때선생님은 그 아이를 무릎위에 안혀놓고 여기저기 쓰다듬었었다. 선생님이란 큰 어른이 학생들 중 누군가를 대놓고 이뻐하는 그런 모습을 본 적 없던 나는 속으로 시샘하면서 그광경을 보았었다. 시골에서 얼마 전 전학온 선머슴 같은 나였기에,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했고, 예쁘지도 않아서 나는 사랑받는(?)그 아이들 축에 끼지 못한 것이 서운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그 선생님의 표정이 떠올랐다.
그리곤 불쑥 깨닫게 되었다.
그건 잘못된 일이었다는 걸~
벌써 30여년도 더 지난 일을 이렇게 기억 할 수 있는게 놀라우리만큼 그 장면이 생각났다. 분명 초등시절 반학기 (전학와서) 동안 내 담임 이었을텐데, 내가 기억 하는건 그때 그 모습 뿐이다.
(그리고보니, 나도 예쁨을 받긴 했었나 보다. 그 허여멀건 한 피부가 내 얼굴을 비비적 거렸던게 생각이 나니.... 그 느낌이 요상하게 불쾌하고 더러웠단 기억과 그 눈빛이 아주 아주 ......)
그날 앞 뒤가 어쨌는지는 기억에 없다.
다만, 그 불쾌감과 그 장면만이 남아있다.
부모가 이혼하여, 난 엄마와 떨어져 지낸 시기라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었다. 뭐 크게 잘못됬다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다만, 그 뒤론 그 선생님 무릎에 앉는게 더럽고 싫어서 쳐다 보지도 않았고, 더이상 그 아이들이 부럽지도 않았다.
가스라이팅...
이란 단어를 알게 된 것도 실은 얼마되지 않았다. 아니 내가 그 당사자였다는걸 알게 된 것이 최근 일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 환경에 적응하면서,
그 문화에 적응하려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스며들게
나를 그 틀에 맞추어지게 했다. 그 어릴때도 그랬고,
성인이 된 지금도 그런 시도들이 보여진다. (가족들에게서, 남편에게서)
뭐가 옳은건지...어쩌구 살아야하는지....
*그런 어른이 선생이었다는게 참 어이없으면서 화가 치민다.
어른이 되고 나니, 어린이들 대하는게 조심스러워진다. 모르는것 같지만결국엔 다 알게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