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는 아무나 하지만 누구나 꾼이 될 수는 없다. (7)
대부분의 손님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손님들은 너무 착하거나 너무 무심하다. 그렇기에 그들의 말속에서 효과적으로 피드백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 집은 물이 제일 맛있다.” 이런 소리가 한국인이 보내는 가장 강한 어조의 피드백일 것이다. 또, 대부분은 피드백을 가족에게서 받을 것이다. 누가 사랑하는 가족에게 나쁜 말을 할 수 있을까.
피드백의 기본은 눈에 보이는 것을 정리해서 수치화하는 것이다. 팀플을 할 때나, 자료조사를 할 때, 혹은 개편을 할 때 필요한 피드백을 정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어떤 질문을 할 것이냐’이다.
다만 질문을 할 때는 목적을 혼동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나라면 '꾸준한 고객과 나만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라는 목적을 가지고 피드백을 수집해 나갈 것이다.
만약 로마의 식당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고객들에게 ‘가니쉬를 없앤다면 찾을 건지’를 물을 것이다. 맛이 문제라면 호불호의 문제인지, 타겟층이 누구인지 등을 구분해서 피드백을 다르게 구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호불호가 갈리는 맛이라면 굳이 맛을 바꿀 필요가 없을 때가 많다. 모두를 잡을 수 있는 맛은 없기 때문이다. 또, 단골을 충분히 확보한 지역 음식점이 관광객이라는 잘못된 고객을 잡겠다고 맛을 바꿔 망해가던 과정도 많이 봤다.
피드백은 모호한 고객의 감정을 이성적인 숫자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고객의 감정은 흔적을 남긴다. 식탁 위의 잔반으로, 매출표의 숫자로, 주문량으로, 고객들이 남겨놓은 흔적을 찾아내서 객관적인 지표나 행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게 단골이다. 단골들 중 최고의 단골은 어쩌면 직접적인 말로 피드백을 주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다만 이런 단골은 정말 귀할 정도로 드물다. 이유는 상처를 주기 싫어서 좋게 표현하는 게 몸에 뱄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골의 반응을 바탕으로 피드백을 수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가족이 몇 년 전부터 즐겨가던 식당이 있었다. 염소요리를 주로 하는 곳이 드물기도 했고, 잡내도 잘 잡았기에 단골이 됐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맛이 달라졌다. 단골들은 제일 먼저 반응했다. 우리가 찾은 어느 날 그 고민이 들려왔다.
"요즘 장사가 잘 안 되네. 사람들이 외식을 잘 안 하나?"
좋지 않은 질문이었다. 사람들이 외식을 많이 하더라도 그 가게의 위치 상 잘 모르는 사람이 찾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질문을 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업장을 경험해 봤기에 우리 엄마는 그 가게에 필요한 피드백을 전했다.
“음… 살짝 달아진 거 같아요.”
엄마가 말했다. 그날은 간단한 제품을 납품해 주기 위해서 간 첫날이었다. 하지만 맛에 대한 평가를 비난이라고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주인의 표정은 어두워졌고, 다시는 주문이 들어오지 않았다. 사실 그 가게가 우리의 주요 거래처는 아니었기에, 큰 상관은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주요 거래처일수록 더 정확하고 냉정하게 평가하는 편이다. 그 가게의 성과가 우리의 성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그 가게는 변하지 않았다. 다양한 가게를 경험하는 유통업자, 택시 운전기사, 배달업자 등은 언제나 좋은 대체재를 빨리 찾으며, 그만큼 문제도 빨리 알아차린다. 그런 그들이 단골이었다면 그 가게는 정말 괜찮은 가게였다. 하지만 단골의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선택과 결과는 오롯이 본인이 책임졌다.
그렇게 그 가게는 우리 가족의 단골 가게 리스트에서 사라졌다. 그렇게 사라진 가게가 그곳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더욱이 피드백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부정적인 피드백은 크게 취향에 따른 것과 실제 변화에 대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취향 차이는 언제나 존재하기에 대부분의 경우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취향 다양화를 추구하거나, 그 취향이 고객 다수의 취향인 경우, 혹은 새로움을 찾을 때는 검토할 만하다.
반면, 실제 변화에 대한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염소가게의 맛이 달라진 것은 실제 변화였다. 그 이유는 추측건대 양념장 중 하나인 고추장 같은 것이 변했을 것이다. 아마 큰 솥에서는 차이가 안 나지만 포장을 해서 다시 끓였을 때, 혹은 소분해서 손님에게 나갔을 때 맛의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 이 변화가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더 큰 이익을 가져오는지는 잘 생각해봤어야 했다.
고객은 생각보다 더 민감하다. 특히 새로운 고객을 몰고 오는 고객들, 흔히 맛잘알들은 더 민감하다. 이들이 단골이 된다면 정말 큰 이득이지만 이들이 떠난다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아직 고객이 많으니까 괜찮아’ 같은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처음 빠져나간 단골들은 일종의 최초의 피드백이다. 놓친다면 그다음은 다수의 고객이 빠져나갈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단골을 잡아 놓는다면 고객의 변화에 조금은 둔감해도 된다.(이는 정말 중요해서 다음에 더 추가한다.) 이런 단골들의 피드백은 주로 원만한 방식으로 전해진다. 잔반이나 방문 빈도수, 주문량의 변화, 혹은 구성의 변화 등이다. 그래서 잘 눈치채기 어렵기도 하다. 이 부분은 실력의 영역이다. 중요하단 건 알지만 나도 정확한 방법은 모른다. 가게마다 조금씩 방법이 다르고, 조금씩 대응도 다르다.
하지만 몇몇 방송에서 장사의 신이라 불릴 만한 사람들의 방법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 고객의 잡담을 귀 기울여 듣고, 잔반을 확인하며, 마지막으로 피드백을 반영한 수정본을 빨리 만들어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입은 닫고 많이 들어라.’라는 격언은 여기서도 적용되는 것이다.
<오늘의 체크리스트>
가게를 운영한다면 단골들의 행동을 체크해 주기별로 정리해 놓고, 그렇지 않다면 단골이었던 가게를 더 이상 가지 않았던 이유와 그 과정에서의 생각을 정리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