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손님은 언제나 단골”

장사는 아무나 하지만 누구나 꾼이 될 수는 없다. (8)

“아우, 오랜만이야. 사람이 많아서 아직 주문을 못 받았네.”

“아니에요. 우리 평소대로 주세요.”


어느샌가 우리 가족만의 단골집은 사람들의 맛집이 됐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하나의 단골집을 잃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다. 얼마 뒤 평소대로 밑반찬이 나왔고, 주문이 늦었다는 이유로 음료가 동반됐다. 하지만 걱정은 틀리지 않았다.


“맛은 있는데, 뭔가 바뀌지 않았어?”


아빠의 말에 엄마와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소개는 못해주겠다.”


엄마가 말했다. 지인들이 여행을 올 때마다 우리는 이 가게를 추천했다. 회 종류도 다양했고, 신선했으며, 특히 주방장과 홀서빙을 주로 도맡은 부부의 실력이 좋았다. 그래서였을까. 많은 단골들이 있었고, 아이러니하게도 단골들로 인해 관광객들에게 꽤나 유명해졌다. 프랜차이즈도 아니었고, 자수성가한 자영업자가 2층 건물에 가게를 하는데 매일 밤 문전성시라면 그 작은 도시에서 말 다한 것이었다.


“관광객이 너무 많이 와서 그런가 바다 맛이 사라졌어.”


내가 말했다. 부모님은 그것이었다는 듯 눈이 커졌다. 아마도 관광객의 입맛에 맞추다 보니 회를 숙성시키면서 조금 평이한 맛으로 변한 듯했다. 하지만 그 가게는 이미 관광객들 사이에서 유명해졌고,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맛있었기에 여전히 잘 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게는 그렇지 않다. 단골의 소개로 관광객이 하나 둘 몰려오고 관광객이 많아지니 관광객의 피드백에 맞춰 맛을 바꾼다. 바뀐 맛에도 한동안 관광객이 몰려온다. 단골이 떠난 지도 모르고 그렇게 시간이 지난다. 어디에나 관성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딱 한 시즌이 지나면 변화가 느껴진다.


단골은 더 이상 지인들에게 그 가게를 소개하지 않는다. 이미 왔던 관광객들은 굳이 다시 찾지 않는다. 특색이 없어졌기에 다른 가게와 경쟁을 축소시켜 주던 맛이라는 경쟁우위를 잃게 된다. 이제는 다른 평이한 가게들과 경쟁해야 한다. 경영전략 관점에서 보면 경쟁우위를 스스로 버리고 레드오션으로 발을 들이는 최악의 상황 중 하나를 마주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주변을 둘러보자. 내가 살던 고향은 지금은 꽤나 유명한 관광도시가 됐다. 'OO거리' 같은 요식 거리도 곳곳에 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관광을 위해 만들어진 거리보다는 현지인이 주로 가는 식당들의 매출이 더 높아졌다.(다만 이는 표본의 오류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의 이유는 단순하다. 관광거리 식당은 특색이 없다. 종종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서 요리를 내지만 ‘거기서 거기다.’ 정말 우후죽순 다 같은 메뉴가 나오고, 다 같은 맛에, 다 같은 가격이 형성된다. 관광객들은 그걸 먹을 바에는 조금 더 그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호불호’가 있는 것을 도전하거나 지역 지인들의 추천을 받아서 더 깊이 숨어있는 맛집을 찾아낸다.


서울 사람이 부산 와서 돼지국밥, 밀면을 먹고 ‘응? 이게 무슨 맛이야? 이게 부산인가?’라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관광객을 위해 특색을 포기하면 결국 다른 관광식당과 경쟁하게 된다. 반면, 관광객이 아닌 지역 단골을 만들면 지속적인 고객을 확보한 상태에서 이벤트성 고객을 맞이하는 것이 된다. 생각해 보자. 요즘 해외를 가서도 현지인의 맛집을 찾아서 호불호를 경험한다. 한국여행이라고 다를까?




단골은 일종의 자기 자본과 같은 것이다. 단골의 비중이 너무 높아서 문제인 집은 찾기 어렵지만 단골이 없어서 문제인 집은 산더미 같고, 단골이 떠나서 문제인 집은 더 많다. 단골은 최고의 현금흐름을 만들어주며, 장사의 안정성과 도전가능성을 열어준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했는데 피드백을 받을 사람이 없던 순간을 기억하고, 더 오래전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안정적인 현금흐름도 없던 순간을 기억한다면 단골이 얼마나 소중한지 되새길 수 있을 거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단골을 확보하고 단골을 개발하고 단골을 활용하자. 그렇게 되면 어느 순간 단골이 마케팅을 해주고, 단골이 리스크를 줄여준다.



<오늘의 체크리스트>

단골의 유용성을 하나씩 나열해 보고 ‘나’에게 어떤 단골이 중요한지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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