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긴 2주간의 연휴
2024.11.19. (화)
예전에 유연근무 시간 입력하던 것처럼 매일의 업무 큰 카테고리를 입력하는데, (그저 매일 언어 2시간+한국 교류 프로그램 6시간 이렇게 입력하면 끝) 11월 말이 다가오고 있어 지난 몇 주간의 입력 건을 위해 들어갔다가 12월 말~1월 1일까지 대략 2주간 달력이 빨갛게 칠해져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알고 보니 국가 공휴일은 12월 25일 하루지만 사무실은 2주가량 쉬는 것이었다! 아니 이런 건 빨리, 크게 말씀해 주셨어야죠! 대충 크리스마스 당일 즈음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공식적으로 몇 주간 쉴 수 있다니, 안 그래도 지금 매일이 연차인 것 마냥 지내고 있는데 공식적으로 쉬라니 어딜 가야만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 계신 한국인 분들과 갈라파고스니 아마존이니 남극이니 하는 이야기들을 시작했다.
그전에 우선 한국에서 오는 언니와 설 연휴 때 계획되어 있는 여행 계획을 마무리해야 해서 하루빨리 모든 비행 편 예약을 마쳤다. 그리고 당장 다가오는 2주를 어떻게 보내야 잘 보냈다고 소문이 날지~ 여러모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먼저 언니의 왕복 비행기표를 생각보다 저렴하게 끊어서 (나의 한국->코국 편도 비행기표 값보다 언니 왕복 비행기 편이 저렴했다.) 한국에 다녀와볼까 싶어 코국<->한국 비행기표를 찾아봤으니 거의 400만원에 육박했다. 아니 한국 <->코국, 코국 <->한국 차이점이 뭔데요.. 그래서 다시 중남미로 눈을 돌려 페루-볼리비아-칠레 루트를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한국 왕복 비행기표를 포함하지 않는 대부분의 세미 패키지 상품들은 이미 마감된 후였다. 그래서 다른 한국인 분들을 열심히 설득해 봤지만 마추픽추는 그 시즌이 우기라 제대로 보기 어려울 것 같아 고민된다고 하셨다.
여행 계획을 세우겠다고 이전부터 와보고 싶었던 카페 겸 갤러리에 왔다. 장식으로 문 앞에 달려있는 하늘색 자전거가 예전에 미국이랑 호주에서 열심히 타고 다녔던 자전거랑 똑같이 생겨서 반가웠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온 뉴욕롤 디저트를 주문했는데 지금 굽고 있어서 한 30분 뒤에 제공해 줄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따끈하게 방금 나온 빵을 먹을 수 있다니 당연히 좋아요! 하고 dulce de leche맛과 leche condensada 중 고민하니 아저씨 최애 맛을 골라주시길래 기다렸다가 빵을 받았다. 멋진 갤러리의 크리스마스트리 앞에서 갓 구워 나온 디저트를 먹을 수 있다니 엄청 기대하며 먹었는데 놀랍게도 맛이 없었다. 여기 와서 먹은 빵은 항상 맛있었는데.. 지금 이 분위기에서 무엇이든 맛있게 먹을 준비가 되어있었는데도..! 그럼에도 그냥 행복의 맛으로 먹으면서 비행기표를 한참 찾다 보니 밖에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다 젖을 것 같아 운동 바지로 갈아입고 요가원으로 향했다. 요가 수업을 듣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가족들과 2025년 계획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새삼 네 명이 한 집에서 같이 사는 시간이 소중해졌다는 것이 크게 와닿았다. 동생의 군문제가 결정되는 방향에 따라서 나도 다음 근무지를 고려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