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하반기, 유일하게 이룬 것이 이것이라니
2024.11.25. (월)
내일까지 수업 후 수요일 읽기 쓰기 듣기 시험, 목요일 말하기 시험, 금요일 피드백 일정이라 선생님이 슬슬 눈치를 주고 있다. 오늘은 오랜만에 과제로 기사를 읽었는데 한 페이지가 경비행기 추락 사건으로 가득했다. 자세히 읽어보니 시야 확보가 안되어 경로를 변경해 알라후엘라 공항으로 이륙할 예정이었는데 연락이 끊어졌고 이후 추락해 탑승자 6명 중 다섯 명이 사망하고 한 명은 크지 않은 부상을 입고 생존했다는 내용이었다.
비행기가 떨어진 곳이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이고 또 승객 중 한 명은 내가 일하는 연구소가 속해있는 코스타리카 대학교에서 졸업해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기사들이 추가로 발표되면서 사건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엊그제 이과수 폭포 여행 일정을 짜면서 언니와 경비행기 투어 이야기를 했는데 아마 안 하게 될 것 같다.
스페인어 수업을 듣고 주말 이틀간의 피로로(누가 주말에 돌아다니고 주중에 쉬는데요..) 한껏 게을러지다가 더 이상 게을러질 수 없을 즈음 집을 나섰다. 요즘 살이 많이 붙은 것을 느끼고는 있었는데 이 정도가 몇 kg즈음일지 궁금해서 체중계를 사러 온 것이었다. 조금 모순적이지만 동시에 이번 주말에 참가할 마라톤 대회를 위한 러닝벨트를 사고자 나왔다. 그렇게 체중계는 찾는 데 성공했지만 러닝벨트는 아무리 뒤져봐도 없어서 포기하고 체중계를 들고 요가 수업에 왔다. 오고 가는 길에도 또 yuca칩을 와그작 먹으면서 걸어왔다.
요가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긴장되는 마음으로 한국을 떠난 뒤 처음으로 몸무게를 확인하였는데, 믿을 수 없는 숫자가 찍혔다. 한국에서 아무리 많이 먹어도 넘지 않는 몸무게가 있어서 나는 마른 체질은 아니어도 이 몸무게가 최대치인가 보다 하고 살았는데, 그건 부모님과 함께 산다는 조건 하의 최대치였나 보다. 그 최대 몸무게 +2kg의 수치였다. 이곳에 도착한 초반에 집도 뭐도 없을 때 제대로 못 먹고살면서 살이 많이 빠진 게 느껴졌으니 아마 그때에 비해서 적어도 5,6kg은 쪘을 거다.
이렇게 숫자로 2kg, 5kg 적어 놓으니까 조금 덜 심각해 보이지만 나는 찌는 곳만 쪄서 그 무게가 죄다 얼굴에 붙어 얼굴이 아주 동그라미가 되었다. 아빠가 가족회의 때 얼굴이 더 동글해졌다고 이야기한 것에 발끈하며 카메라를 끈 것이 나도 스스로 살이 붙은 것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어서 아니었을까..
충격을 받고 유튜브르 보는데 이 똑똑한 알고리즘이 나를 쇼츠중독, 음식중독 영상으로 이끌었다. 솔직히 음식은 중독까지는 아니지만(쇼츠는 인정이요) 혼자 지내다 보니 배가 고프지 않아도 냉장고에 뭐가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꺼내먹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영상에서 해결책으로 제시된 것처럼 구체적으로 내일 먹을 음식의 종류와 시간을 적는 연습을 했다. 다이어트.. 까지도 아니고 입에 들어가는 대로 넣지 않기 프로젝트 시작이다!
https://youtu.be/hxJJJajBVFU?si=gu0odmGANqDMOxf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