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자취도 한 번 해본 적이 없는데요
2024.08.22. (수)
온보딩 기간이 언제까지 길어질지는 몰라도 언제까지나 한 주씩 연장하며 에어비앤비에서 지낼 수는 없으니 집을 구하기는 해야 한다. 다른 무슨 일을 하다가도 으 집은 어떻게 해야 하지? 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겠다 다짐했다. 해외 생활이 처음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막막한지 되돌아 생각해 보면, 학교에 다닐 때에는 학교를 통해 집을 구했으니 따로 신경 쓸 일이 없었고 호주에서는 우선 언어가 통했고 일하게 될 사무실의 장소와 기간이 명확했다. 그리고 보통 주 단위로 렌트를 받아서 들어가서 지내다가 몇 주 전에만 미리 통보하고 나오면 되는 방식이었다. 지금 이곳에서는 언어의 벽뿐만 아니라 최소 연 단위 계약에서 오는 부담 그리고 또 정확히 언제 연구소 동네로 넘어가야 할지 모른다는 불명확성까지 더해져 안 그래도 어려운 집 구하기가 더 어렵게만 느껴졌다.
사무실 자리에 앉아 Encuentra24를 열어 연구소 근처 가구가 구비된 방을 임대해 주는 이곳저곳에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 한국에서부터 가장 눈여겨보고 있던 셰어하우스에 연락을 했다가 부동산 안에 담당자에게 어렵게 연결되었는데 결국 학생 시설이라 본 대학교 학생이 아니라면 입주가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그 뒤로는 무작정 여러 부동산에 연락하였으나 마땅히 괜찮은 곳을 얻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한인 교회에서 인사드렸던 분에게 연락이 와서 내일 가능하면 사이트에 직접 나와서 동네 분위기도 보고 부동산도 다니면서 집을 보러 다니자고 말씀해 주셨다. 내일 아침에 미팅이 있긴 했지만 뒤에 혼자 들어 아하는 강의나 읽어야 하는 자료들은 미리 해두었기 때문에 오피스에 양해를 먼저 구하고 내일 직접 인스펙션을 가기로 했다.
아직 지금 이 동네를 벗어나본 적이 없는데 내일 어떻게 나가야 할지, 대중교통을 한창 찾아보다가 역시 쉽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우버를 설치해 한국 카드 인증에 어려움을 겪던 중 다행히 내일 시내로 나가는 분의 차를 타고 나가게 되었다. 결국 무엇 하나 해결하지 못한 채 무거운 마음으로 사무실을 나서는데 이제는 익숙해진 경비분들이 밝게 인사해 주었다. 특히 로비 리셉션 청년(?)이 눈을 찡긋하면서 손으로 브이를 만들어서 흔들어주는데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당장 엊그제 여권 들고 바들거리던 때에 비해 사람들도 건물도 눈에 익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는가?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될 문제들이다.
사실 요즘 집에 가서 과자를 주워 먹다가 잠들어버리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버렸는데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월마트에 가서 쌀을 샀다. 그렇지만 여전히 놓지 못한 과자.. 뭐가 뭔지 몰라 한창 고민하다가 대충 BBQ라고 붙어있으면 다 맛있겠지 싶어서 TOREA DITOS라는 corn chip을 샀다가 이상한 냄새와 맛에 크게 후회했다. 그랬다가 나중에는 중독되어서 가루까지 털어먹게 된.. 지금까지 여러 과자를 먹어본 결과 짭짤한 과자도 단맛을 베이스로 하는 한국과 달리 여기는 짜면 짠 것! 달면 단 것! 이렇게 나눠져 있는 것 같다. 나는 기본적으로 단맛 베이스를 좋아해서 조금 아쉽다. 작은 쌀을 들고 집으로 돌아와 처음으로 1인용 밥솥을 꺼내서 밥을 지어봤다. 전력 때문인지 아무리 기다려도 완료가 되지 않아서 뒤늦게 그냥 열어보았더니 누룽지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래 누룽지 먹지 뭐.. 뭐 하나 쉬운 게 없지만 이렇게 된 이상 매일 새로운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