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ria Del Agricultor 새벽 시장 방문
2024.09.29. (일)
엄마 생신이다. 5시 30분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떠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비행기 타기 전날 마지막으로 방을 청소하며 찾은 한국 돈을 모아 아빠에게 대신 계좌에 입금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옆에 있던 엄마가 엄마 조금 있으면 생일인데~해서 드리고 왔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정말 금방 당일이 되었다. 엄마 생일이나 아니더라도 계절이 바뀔 즈음이면 항상 다 같이 엄마가 좋아하는 옷가게에 가서 옷을 보곤 했었는데 이번엔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다는 엄마 말에 나도 조금 슬퍼졌다. 길게 통화하지 못하고 전화를 끊고 나갈 준비를 했다.
친구네 가족은 일요일 아침마다 새벽 시장에 가신다고 해서 이번주에는 나도 함께 가기로 했다. 분명 6시에서 6시 30분 사이에 출발한다고 해서 6시 10분 즈음 밖으로 나왔는데 창 밖으로 떠나는 차를 보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창문을 두드리다가 생각해 보니 들릴 리가 없어서 전화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결국 30분 즈음 다들 시장에 도착한 뒤에야 내가 잠들어 일어나지 못한 줄 알았다고 미안해하시면서 다시 돌아와 픽업해 가주셨다.
각 동네마다 Feria가 있는데 지방에서 직접 재배해온 신선한 과일, 채소나 우유, 치즈 등을 판다. 그리고 맛있는 아침식사도! 보통 토요일 혹은 일요일 새벽에 열어서 낮에 닫는다. 오늘이 첫 새벽 시장이라고 생각했는데 되돌아보니 Escazú에 살 때 거의 낮이 다 되어 도착해서 이미 파하는 분위기의 시장을 봤던 기억이 있다. 원래 이렇게 활기찬 모습인지 처음 알았다.
장바구니를 끌고 다니며 장보기 리스트에 있는 물건들을 담고 아침밥으로 먹을 타말도 함께 챙겼다. 타말은 옥수수 반죽을 해서 플란타노 잎으로 싸 찐 음식이다. 보통 크리스마스에 가족 다 같이 만들어 먹는 음식인데 내가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고 해서 오늘 아침으로 먹게 되었다. 친구가 어머니는 시장의 모두와 친구라고 했는데 정말 그랬다. 그리고 지금까지 항상 차를 뺄 때 주차 요원들에게 팁을 주는 것을 보고 팁문화인가 보다~했는데 알고 보니 그냥 야광조끼를 구해 입은 홈리스들이었다. 대신 차를 봐주고 물건을 싣거나 주차를 할 때, 차를 뺄 때 도와주고 남은 코인들을 받는 문화가 있다고 했다.
오늘은 교회에 평소보다 일찍 와서 점심 식사를 준비하는 것을 도와드리기로 했다. 메뉴는 소고기 뭇국이었다. 한국에서는 잘 먹지 않던 소고기 뭇국을 만들기 위해 무를 썰고, 한참을 끓였다. 그렇게 예배 시간이 지나고 만난 뭇국에 이걸 내가 만들었다니! 갑자기 밥까지 말아서 맛있게 먹게 되었다. 요즘 스페인어 수업 시간에 하루의 루틴에 대하여 배우고 있는데 두세 명을 찾아 하루 루틴에 대하여 질문하고 타입 검사를 하는 과제를 받아왔다. 요리하면서 과제를 위해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겨우 제출했는데 평일이라면 친구 없음 이슈로 과제를 해내지 못할 뻔했다. 선생님, 친구 없는 사람도 할 수 있는 과제로 내주세요. 차라리 단어 시험 이런걸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