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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더 Nov 07. 2024

EP077. 만다라트 채우기

또또또 길 물어보기 과제

2024.10.29. (화)


 여느 때와 같이 아침 필라테스 수업을 듣고, 서브웨이에서 오늘의 서브웨이를 먹고 스페인어 수업을 듣고 학식을 먹었다. 어제 그런 상황에서도 햄버거 가게에 가서 약국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는 최선을 다했는데.. 고작 두 군데 물어봤냐고 또 같은 과제를 받아왔다. 벌써 길 물어보기 과제만 세 번째다. 다시 해 와 다시! 와중에 학식에서는 튀긴 닭고기를 골랐더니 이건 특식이다.. 하셔서 넵 저 특식 먹겠습니다! 하고 특식 학식을 먹었다. 학식이라는 게 맛이 있을 리가 없는데 항상 받을 때마다 바닥까지 긁어먹어서 어이없다.


 드디어 만다라트 표를 완성했다. 만다라트를 처음 본건 대학원 때 동기 언니 노트북 배경에서였는데 당시에는 그냥 언니가 만든 계획표인 줄 알았다. 이후 입사하고 진급 교육 중에 만다라트 표를 작성하는 시간이 있었다. 당시에는 회사에 맞춰 형식적으로 적어 냈던 것 같다. 그리고 작년 말, 올해 초에 친구와 카페에 앉아서 어떤 내용으로 표를 채우면 좋을지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나 당시 퇴사와 코스타리카행 두 가지를 크게 고민하던 시기라 어떤 내용도 구체적으로 적을 수 없었다.


 이제 어느 정도 앞으로의 거취가 정해진 만큼, (거짓말이다. 당장 내년 이맘때 뭐 하고 살고 있을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이 시기의 끝이 정해져 있는 만큼(거짓말이다. 한국에 언제 돌아가게 될지 모르겠다. 애초에 이 다음 거주지가 한국인지도 모르겠다.) 이에 맞는 표를 다시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8*8 64가지의 무언가 적는 것은 쉽지 않았다. 좀 더 수치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KPI가 있는 목표를 적고 싶었지만 그것 또한 쉽지 않았다.


 괜히 일기장에 올린다고 생각하니 좀 더 구체적으로 적지 못하고 뭉뚱그려 크게 적게 되었지만 가끔씩 열어보다 내년 이맘때 펼쳐놓고 맞아 이런 생각을 했었지 한 해를 잘 보내고 왔다 하는 순간이 오길 바란다. 표를 채우면서, 항상 매 달 초 작은 목표를 다섯 가지씩 세우고 말일 즈음에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곳에 오면서 모두 잊고 지냈다는 것이 생각났다. 11월부터 다시 계획을 세워 지내야지. 계획을 이루는 법의 첫 단계는 계획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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