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유림 ComfyForest Sep 29. 2021

소시민의 소소한 소회(7)

덜 자란 50대와 20대의 몽정기? -페어러브-

2009.1.15(금) 9:20 서면 CGV



오늘도 조조영화~ 그런데 늦잠을 자서 택시비는 택시비대로 날리고... 영화비는 나 늦으니까 표 사지 마시라 그렇게 신신당부했는데 너무나도 자상하신 남친느님께서 미리 사두시고는 표 받는 직원에게 말만 하고 그냥 들어오라고 문자를 날리심.


그런데 문자가 늦게 들어와서 내 돈 내고 또 표를 사 버린... 오늘 꼬인다 꼬여...



많은 포스터 사진 중 이 사진을 선택한 이유는...

두 사람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곳을 보고 웃고 있는 사진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처럼 두 사람은 동상이몽의 관계였기에.


겉으로 드러난 소재는 꽤나 자극적이다. 자신에게 사기를 치고 죽은 친구의 딸과 사랑에 빠지는 남자의 이야기. 극 중 반응도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생각되는 반응도 극 중 반응과 별반 다를 게 없을 듯 하다.


사실 극 중 대사에도 나오지만 이들이 사랑을 한다고 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피해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유부남 유부녀도 아닌 총각, 처녀가 만나 하는 사랑인데 주변 사람들이 숭하다고 난리친다.


영화의 흥미로운 점은 바로 두 사람 사이가 그런 주변 사람들에 인해 좌지우지되는 사이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나왔던 비슷한 내용을 다룬 수많은 작품들에서는 대부분 주위의 시선때문에 괴로워하다 헤어지고 만나고를 반복하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이 영화는 두 사람의 감정 표현에 주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점이 오히려 이 영화의 맹점이 되어버렸다. 두 사람의 감정만을 이야기한다면 너무나 당연하게 나오는 부분. 서로 공감하는 것보다 공감하지 못하는 점이 더 많기에 답답해 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다보니 영화가 지루해졌다.


또한 두 사람의 사랑과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형만(안성기 분)의 조카의 이야기가 두 사람의 이야기와 오버랩이 되어 나온다든지, 주변 사람들의 쓸데없는 간섭이 계속 나오는 것이 거슬렸다. 둘이 좋다는데 그냥 좀 내버려두지 싶고, 대체 형만의 조카 이야기는 왜 나온 것인지도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형만의 조카는 말한다. "내가 그 애에게 '사랑해'라고 말한 순간 난 더이상 그 아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어."


그렇다. 그는 사랑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사랑했지 그녀를 사랑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은 형만과 남은(이하나 분)의 사랑과는 전혀 연결고리가 없었다.


아무튼... 아저씨는 예뻤다. 골동품으로 이루어진 아저씨를 표현하고 있는 아저씨의 작업실도 예뻤다. 아저씨가 오래된 사진기로 찍는 사진들도 예뻤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같은 여자지만 남은의 심리도 이해하기 어려웠고(정말 딸이 아버지에게 투정부리는 걸로 보여서) 오히려 형만쪽이 훨씬 공감이 갔다. 난... 꼰대 아저씨류인가? -_-;;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게 생길 줄 알았어요. 근데 항상 외로워요.



사랑은 광기와 열정으로 시작하지만 이어지는 연애란 결국 만나기 전 각각 살아온 세월만큼 다른 인생을 살던 사람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맞춰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연애 중 서로 통하지 않았다고 느끼는 순간 순간마다 외로움을 느끼게 되고, 어느 한쪽만 성장하거나 변화하면 그 괴리감은 더욱 커진다.


그리고 사랑은 시들어간다.


영화 제목은  Fair Love지만 정말 그런게 있기나 한가 싶고...


영화에 나오는 다른 대사들보다 가장 공감이 갔던 것은 영화 초반 남은의 아버지이지 형만에게 사기를 쳤던 친구 기혁이 죽기 전 형만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었다.



"항상 제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제일 못되게 굴게 되고 그래서 제일 먼저 잃어버리게 된다."


나만 그럴까? 싫어하는 사람이나 그다지 관계없는 사람들에게는 화를 내거나 부탁을 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가까운사람들에게 투정 부리듯 화를 내게 되고 미안하게 생각하면서도 부탁을 하게 된다.


그러다 조절에 실패하게 되면 소중한 사람들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 말이 가장 인상에 남고 공감이 되었다.


마무리는 어찌해야 하나... 그러니 가까운 사람들에게 잘하자? 지금 생각나는 사람들 중 받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전화나 메세지라도 남겨야겠다.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눈물 한 방울 들어간 술잔을, 하나는 앞에 두고 하나는 내가 마시고. 핑계가 참 좋구나.(웃음)



뮤직비디오

https://tv.kakao.com/v/20783963

작가의 이전글 세계유산? 작품들로 만나보자.Part1내가 가 본 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