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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누누 Sep 04. 2022

그만 좀 알려주세요

요즘은 관심 있는 분야를 찾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찾아주는 알고리즘이라는 기술이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기존 검색 패턴을 토대로 관심 있는 분야에 영상을 찾아주기도 하고

웹사이트에 자주 검색한 제품들은 인스타그램에서 광고로 찾아주기도 합니다.


지난달에는 새로 나온 맥북 프로가 눈앞에 아른거려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미 맥북을 가지고 있지만 더 좋은 기능으로 출시되었다는 소식에 사야겠다는 생각을 다짐했습니다. 

일주일을 넘게 고민하다 반드시 사야 하는 이유가 없으며,

이것은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소비욕구였다는 것을 깨달은 뒤에는 더 이상 사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맥북에 대한 마음을 접은 후에도 소비 유혹들은 곳곳에 있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맥북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들을 광고로 추천해주었고,

유튜브에서는 각종 구매후기와 장점들을 나열하는 영상을 자동으로 추천해주었습니다.


사야겠다는 마음을 접은 후에도 만나게 되는 각종 광고와 영상들은 시도 때도 없이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출근길에도, 자기 전에 잠깐 켜본 유튜브에서도 하루 종일 유혹하곤 했습니다.

대략 2주 정도가 넘게 지나서야 광고들은 자동으로 뜨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제야 맥북에 마음을 완전히 접을 수 있었습니다.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들은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더 저렴한 구매 사이트, 더 다양한 제품을 가지고 있는 쇼핑몰

이제는 알아서 알고리즘을 활용해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자동 추천 기능들이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미 구매 포기한 제품들을 시도 때도 없이 추천하고,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우리 세상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만드는 것에 편리해져 있습니다.

제품을 원하기만 한다면 가질 수 있게 만듭니다.

취미를 새로 시작하고 싶다면 방법을 제시해줍니다.

반대로 뿌리치고 싶은 것은 뿌리치지 못하게 만듭니다.

검색했던 제품은 살 때까지 눈앞에 아른거리게 하며,

다양한 정보들이 우리의 소비 욕구를 자극합니다.


지금 시대의 중요한 것은 결단력보다 뿌리치는 힘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결단력을 내리는 것이 이전보다 쉬워진 세상에서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것을 분별하고 뿌리치는 힘이 중요합니다.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것을 과감히 뿌리칠 수 있는 힘은

필요한 것만 선택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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