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느닷없는 20대의 사춘기

학원이 그 학원이었어!?

by J mond 제이몬드

배우고 연습하는 생활에 익숙해져 가던 어느 날 전화가 울린다.

엄마다.


엄마는 내가 일하는 시간에 전화를 하지 않으셨고,

학원을 다닌다고 한 이후로는 학원에 있을 시간 또한 전화를 하지 않으셨다.


그런데 이 시간에 엄마가 전화를 했다는 건...

난 엄마 전화를 받기도 전에 순간의 직감으로 알았다.


내가 다닌다던 학원이 영어학원이 아니라는 걸 엄마가 알아버렸구나...!!

그렇다. 난 본격적으로 취업하기 전 하던 일을 그만두고, 부모님께는 영어학원을 다닐 거라고 말했었다.


난 살짝 긴장했지만, 최대한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그리고 엄마는 평소와는 약간 다른 목소리로 말하셨다.

"어디니?"


난 스스로 말해야 될 때를 놓치고, 들켜버린 것이다.


미리 말씀을 드렸어야 했다.

하지만, 다짐만 백번 넘게 했을 뿐 매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들키는 쪽을 난 무의식적으로 선택했을지 모른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리는 거니까.

참고로 난 평소 회피형 인간이 아닌, 계획형 빨리빨리 인간이다.


연습실을 나와 집에 가는 길.


그날 내 발길이 무거웠는지, 상태가 어쨌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그날의 나도 의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기억나는 것은 딱 하나.

내 심장은 몹시 빨리 뛰었고, 머릿속은 뒤죽박죽 정신이 없었다는 것.


이전에 나라면 '어떻게 부모님을 설득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했겠지만,

이번엔 고민은 없다. 무조건 설득시킨다는 확신만 있을 뿐.

'만약 설득이 안되면?'이라는 물음에는 답이 없다.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다.


집에 들어가 식탁에 엄마, 아빠를 마주 보고 앉는다.


"어떻게 된 거니? 영어학원 다니는 거 아니었어?" 라며 엄마가 묻는다.

"천천히 설명해 봐" 뒤이어 아빠가 말씀하셨다.


나는 언제부터 계획한 건지, 언제까지 학원을 다녀 볼 예정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이 계획이 끝나면 어떻게 할 건지도.


이 계획이 끝나면, 난 딱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걷고 있을 것이다.

대입이 성공하면 다시 대학교를 입학하는 것.

대입에 실패하면 취업을 하는 것.

간단하다.


물론, 난 최대한 이건 간단한 일이라는 듯. 아무 일 아니라는 듯 말했지만,

내 이야기를 듣는 부모님의 표정은 여태껏 내가 본 적 없는 복잡한 심경의 얼굴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24살의 자녀가 대학교에 재입학하려고 학원을 다닌다니,

더군다나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생뚱맞은 분야로.

사춘기가 와도 한참 전에 왔어야 할 청소년기도 아닌,

20대의 때아닌 사춘기 같은 행동에 어떤 부모가 이걸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엄마와 아빠, 그리고 나는 식탁에 앉아서 3시간을 이야기했다.

3시간이 지나고 모두가 기진맥진하던 그때, 부모님은 내 여정을 받아들여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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