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방비 상태의 가을 대입 실기
시간은 흐르고 흘러 쌀쌀한 가을이라는 계절이 다시 돌아왔다.
학원을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배운 지 7개월 정도가 흘렀다.
벌써 가을에 시작되는 대입시험을 준비할 때가 된 것이다.
내가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고 2개월쯤 흘렀을 때,
다른 친구들은 이미 가을 실기에 대한 준비를 시작한 상태였다.
하지만 나는 꽤 오랫동안 담당 선생님과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었고,
이제야 어떤 것이 나한테 잘 어울리고, 내가 잘하는 것인지 하나, 둘 찾아내는 중이었다.
한마디로, 아직 난 가을 실기를 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닌,
무방비 상태라는 말이다.
그렇다고 가을 실기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나에게 중요한 겨울 실기 시험을 치르기 전에, 연기과 실기라는 시험에 대한 경험이 필요했기에, 가을 실기는 꼭 봐야만 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은 경험을 위해, 내 예산 안에서 지원할 수 있는 학교는 전부 지원했다.
학교 접수 후 한 달 뒤, 가을 실기 일정들이 하나 둘 시작됐다.
가을 실기와 함께 수많은 학생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그리고 대혼란이 동시에 일어났다.
우물 안 개구리였던 친구들은, 아주 잠깐이나마 넓고 다양한 세상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는 겸손해졌고,
자신의 실력에 확신이 없어 무작정 겸손하기만 했던 친구들은 자신감을 얻는 시간이 됐다.
그 속에서 난, 나만의 속도로 묵묵히 시험 일정들을 헤쳐나갔다.
오롯이 경험만을 위해 가을 실기를 보고 있는 나에게는, 가을 실기의 첫 번째 학교부터 마지막 학교까지 긴장이나 떨림은 크지 않았다.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려고 노력할 뿐이었다.
그렇게 나에게도, 다른 친구들에게도 의미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된 가을 대입 실기 시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