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다면 다시 걸어야 할 때

by DE

걷다 보면 때때로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고 싶을 때가 있다. 무작정 달려가기만 하다가는 어느 순간 힘이 빠져 제대로 걸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잠시 멈춰 선 자리에서 우리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걸어갈 길을 생각한다. 이렇게 쉬어가는 시간은 결코 나약함이나 포기가 아니라 더 먼 여정을 위한 현명한 선택이다.


그러나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충분히 쉬었다면, 이제는 다시 걸어야 할 때라는 사실이다. 쉼이 꼭 필요하지만, 그 쉼이 끝나고 난 뒤 다시 일어나 걷지 않으면 오히려 몸과 마음이 무거워질 뿐이다. 쉼은 재충전의 시간일 뿐, 결코 목적지가 아니다. 결국 우리는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다시 길 위에 서서 힘찬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나 역시 공부를 하며 그랬던 적이 있다. 잠시 쉬겠다며 책을 덮었는데, 어느새 그 쉼이 너무 길어져 버려 다시 책을 펼치기가 어렵게 느껴졌던 경험 말이다. 더 쉬고 싶다는 유혹, 다시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밀려왔다. 하지만 그때 스스로에게 단호히 이야기해야 했다. "충분히 쉬었으니 이제 다시 시작하자."


다시 첫 발을 내딛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러나 막상 용기를 내어 걷기 시작하면 금세 다시 내 속도를 찾고, 다시 나아갈 힘과 동력을 얻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걸음 하나가 두 걸음이 되고, 다시 세 걸음이 되면서 점점 앞으로 나아가는 자신을 보며 안도감을 느낀다. 그리고 마침내,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룬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잠시 쉬는 동안에는 책상에 앉는 것조차 힘들게 느껴지지만, 다시금 펜을 잡고 책을 펼치는 순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한 단어, 한 문장, 한 페이지씩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다시 속도가 붙고, 그렇게 다시 한 번 성장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쉬는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가 아니라, 그 쉼이 끝난 후 다시 걸음을 내딛는 용기이다. 쉬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시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장을 이끄는 힘이다. 충분히 쉬었다면 이제는 다시 걸어야 할 때다. 잠시 멈춰선 그 자리에서 다시 힘차게 일어서자. 그렇게 다시 걷기 시작할 때, 우리는 비로소 원하는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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