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길을 걷다가 문득 궁금해진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는데, 왜 우리는 종종 타인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가려 하는 걸까? 주변 사람들이 인정하는 길, 남들이 많이 선택하는 길을 따라가면 적어도 큰 실패는 없을 거라 믿는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런 안정적인 선택들이 내게는 맞지 않는 옷처럼 어색하게 느껴졌다.
어느 날, 오래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그런 고민을 털어놓았다. 친구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똑같이 살려고 태어난 건 아니잖아.”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내 안의 무언가가 확 흔들렸다.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 걷느라 바빴던 나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의 모습이 무엇인지 잊고 있었다.
공부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책을 보고, 같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며, 남들과 같은 속도로 걸어가려고 애쓰다 보니 어느 순간 진정한 내 모습이 희미해졌다. 그때부터 조금씩 깨달았다. 내가 정말 원하는 공부는, 단순히 남들과 똑같은 걸음을 걷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방식과 나만의 리듬으로 세상을 배우고 익히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똑같이가 아니라 다르게 산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면 처음엔 외롭고 두려울 수 있다. 누군가는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때로는 내가 옳은 길을 걷고 있는지 불안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어려움과 불안은 오히려 내가 나다운 길을 찾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남들과 조금은 다른 나만의 속도, 나만의 색깔을 찾는 과정이 바로 진정한 공부이고, 진정한 성장이다.
이제 나는 남들의 발자국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는, 조금은 느리더라도 나만의 길을 만들어 가기로 결심했다. 가끔은 작은 실수도 하고 돌아가기도 하겠지만, 그런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과 성장은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값질 것이다. 내가 선택한 다름은 결국 내 삶을 풍요롭게 하고, 남들이 결코 얻을 수 없는 새로운 경험과 지혜를 선물할 것이다.
똑같이가 아니라 다르게 산다는 것. 그것은 세상이 제시한 길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길을 용기 있게 걷는다는 뜻이다. 남들과 조금 다른 모습으로 공부하고 살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만의 진정한 삶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나만의 색깔로 채워진 삶이야말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행복이고, 공부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