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혁신의 아이콘이자,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 인물의 버킷리스트가 화제이다.
바로, “시민 머스크, 다음 할 일의 리스트는 무엇일까?”라는 제목과 함께 최근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트럼프 당선인의 ‘퍼스트 버디(buddy)’, 일론 머스크의 10가지 버킷 리스트에 대한 얘기이다.
타임지 발표 후 그는 자신이 정한 리스트가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세익스피어의 명작 ‘줄리어스 시저’에 나오는 명언처럼, 사람은 타인의 눈을 통해서만 자신을 볼 수 있을 뿐이니, 그리 억울해 할 일은 아닐 것 같다.
리스트 중 8개는 이미 완성형으로 체크 되어 있고, 2개는 TO-DO이다. 보통사람은 감히 어느 하나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들이라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전기차 만들기(테슬라)’, ‘세상 제일의 부자되기’, ‘트위터 매수하기,’ ‘로켓 발사하기’,‘다시 회수하기(스페이스 X)’, ‘인간의 뇌에 칩 이식하기(뉴럴링크)’, ‘트럼프 당선시키기’, ‘마라라고에서 일하기’, 여기까지가 이미 그가 이룬 8가지의 목록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개인 리조트가 ‘마라라고’이고, 머스크는‘그림자 정부’로 불리우는 이 곳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코인 이름과 같은 이름으로 명명된 ‘정부효율부’(D.O.G.E,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의 공동수장으로 지명되었다.
나머지 채워지지 않은 빈 칸 두 개는 ‘정부예산 2조 달러 삭감하기’, 그리고 ‘fly to the 화성’이다.
붉은 행성 정복은 다소 먼 미래의 일로 보이니, 당장의 과제는 정부예산 삭감이 되겠다.
머스크는 정부 효율성 개선, 불필요한 규제 철폐, 연방기관 구조조정 등을 통해 이를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단연코, 국가권력이라는‘리바이어던’을 상대로 한 도전이자, 혁신과제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적극 지지하고 있지만, 거대예산 삭감은 사회보장지출 축소가 쉽지 않고, 의회승인이 필요하다는 점 등에서 많은 논란에 휩싸여 있다. 어쩌면 그에게는 화성 정복에 나서기 전, 지구상에서 마무리 지어야 할 숙명의 과제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혁신가로서의 그의 발자국은 규제를 앞세운 국가권력과의 갈등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테슬라 자율주행, 로켓발사, 뉴럴링크, 도지코인 등 그간 연방규제기관으로부터 20여 건 이상이 조사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트라우마가 그를 ‘킹메이커’로, 다시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등극하게 만드는 추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2002년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였기에, 헌법에 따라 태생이 미국 시민인 자에게만 주어지는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는 점도 한 몫 거들었을 수도 있다.
‘시민 머스크’는 오손 웰스 감독의 1941년도 작품‘시민 케인’을 유비한 것이다. 영화는 거대 언론 재벌인 케인의 삶을 통해 권력과 부의 본질을 탐구한 명작으로 평가된다.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킹메이커’였던 월리엄 랜돌프 허스트와 그의 경쟁자 조셉 퓰리처 같은 언론 기업 거물들이 바로‘시민 케인’의 실제 모델이었다. 빅테크 기업 거물인 머스크의 최근 행보가 시대를 넘어 이들의 모습과 오버랩된다고 본 것이다.
정작 머스크는 타임지가 제시한 리스트는 일부의 과정일 뿐, 자신의 궁극적인 목표는‘의식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인류의 다중행성거주’라고 밝혔다. 아마도‘시민 머스크’ 보다는, 지구 밖 ‘제1의 시민 머스크’로 불리우길 원하는 것 같다.
동시대인으로서, 성공한 기업가이자, 혁신가이자 시대의 이단아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생의 53세 백인 남성,‘시민 머스크’의 다음 행보가 매우 궁금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