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니 날이 밝았다. 커튼이 자동으로 열리면서 음악이 흐른다. 오늘은 엘가의 '사랑의 인사'로 아침이 시작된다. 정경화 님의 연주는 언제 들어도 기분이 상쾌하다.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다. 관절 마디마디가 늘어나며 이완되는 느낌이다. 잘 잔 나를 칭찬해 준다.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가볍게 씻는다. 아침을 하러 간다. 오늘은 아침을 가볍게 먹어야겠다. 어제 만든 캉파뉴를 오븐에 살짝 데워서 자른다. 샐러드와 토마토를 꺼내 씻어 스피너에 돌린다. 가벼운 발사믹 식초와 오리엔탈 드레싱을 했다. 과일이 포도와 키위가 있어서 곁들였다. 계란도 두 개 삶는다. 예쁘게 잘라서 접시에 올려 준다. 저지방 요거트를 곁들이니 아침이지만 충분하다. 남편을 깨워서 같이 가볍게 먹는다. 어느새 음악이 크라이슬러의 '사랑의 기쁨"으로 바뀌어 있다. 아침에 듣는 바이올린은 언제 들어도 좋다.
남편이 커피 마시고 싶다고 해서 드립으로 한잔 내린다. 집안에 커피 향이 가득 차서 기분이 좋다. 버튼을 누르니 공기 정화도 되고 새로운 맑은 공기가 유입되어서 상쾌하다. 청소기도 같이 작동해서 나는 별로 할 게 없다. 아침 설거지는 식세기가 하니까 편하다. 그래도 아직 식사 준비는 직접 하려고 한다. 좋은 것, 신선한 것이 먹고 싶다. 남편의 입맛도 인정해 줘야 하니까. 아침 정리가 다 되면 밖에 나갈 준비를 한다. 남편은 가벼운 운동을 하러 헬스장으로 가고, 나는 필라테스를 하러 왔다. 집 아래층이라 엘리베이터만 타면 갈 수 있어서 좋다. 50분 정도 땀을 흘리고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는다.
오늘은 미팅이 있는 날이다. 작은 사무실을 운영하는데 오늘 난 협력 관련 일이 있어서 여러 날 동안 준비를 했다. 오늘 잘 차려입고 나왔다. 주차장으로 가니 전기차가 나를 반긴다. 밤새 충전이 다 되었다. 미리 사두었던 주가가 많이 올라 전기차 정도는 살 수 있다. 예쁜 초록색으로 하나 장만했다. 요즘은 플라잉이 가능해서 좋다. 내가 처음 입사를 했을 때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가 카풀을 했었다. 요즘은 플라잉 카를 타고 있다니 시간이 정말 많이 흘렀다. 난 눈이 나빠졌는데 수술로 안경을 벗게 되었다. 젊을 때부터 꾸준히 건강 관리를 해서인지 건강 상태가 좋다. 40년째 같은 몸무게다. 살짝 그때보다도 근육량도 늘었다. 50대부터 주 2~3회씩 안산을 다녔다. 그때부터 건강이 좋아진 것 같다. 갈수록 몸이 가볍다. 근처에 산이나 공원이 있으면 열심히 다녀도 좋다.
회의가 끝나고 연락이 와서 근처서 지인을 만났다. 요리는 노동이다. 그러나 그 노동은 입에 들어가 몸에 맞게 작용할 때 그 값어치가 있는 것이다. 지인이 이탈리안식을 좋아해 갔던 그 집은 이탈리안 셰프가 하는 맛집이다. 오늘은 선택이 좋았다. 가정식 뇨끼와 루꼴라 샐러드에 파르메산 치즈를 듬뿍 얹고 포카치아로 마무리를 했다. 공원을 한 바퀴 산책하고 가볍게 사무실에 와서 오후의 일을 처리한다. 주문한 제품이 집에 배달되었다. 저녁 메뉴를 확인해 본다. 오늘은 우렁이 된장에 쌈밥이네. 남편이 좋아하겠다.
퇴근 후 야채를 물에 담가 둔다. 자동세척과 탈수가 되니 스피너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야채가 준비되니 밥과 찌개는 쉽다. 저녁 준비를 남편이 미리 해두어서 한결 쉬웠다. 남편과 저녁을 먹으며 TV를 켠다. 요즘은 BTS 같은 친구들은 없고 사이버 가수만 나와서 춤추고 노래한다. 뉴스도 볼 게 없다. 오늘 있었던 얘기를 한다. 낮에 지인이 찾아온 얘기, 밥 먹은 얘기, 공원을 가니 채송화가 피었다는 얘기까지. 남편은 운동 후 그림을 그려서 피곤했나 보다. 마사지 의자에 앉아서 피로를 푼다. 나는 식세기에 그릇을 넣어놓고 정리를 한다. 요즘은 가글만 하면 알아서 치아 사이를 깨끗이 세정해 주어서 한결 편하다. 옛날엔 치실이랑 치간칫솔도 썼는데 확실히 문명의 이기는 좋다.
멀리 보이는 풍경이 벌써 뉘엿뉘엿 해가 넘어간다. 따뜻한 차 한잔 들고 앉아서 풍경을 바라보는 이 시간이 즐겁다. 전화가 온다. 아이들이 퇴근했나 보다. 화상 통화를 하고 옆에 있어서 만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내 아이들이 어릴 때도 예뻤는데 손주들은 더 예쁘다. 요즘 친구들이 같이 여행 가자는데 욕심 좀 내어 볼까 한다. 옛날엔 직접 차를 몰고 다닐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플라잉 카가 자율로 운행해 주니까 힘들 것도 없다. 주방으로 가서 빵 반죽을 한 개 해 놓는다. 발효종도 밥을 먹어야 잘 크니까 오늘 이쁘게 접어서 말아 놓는다. 잘 커라 윙크해 주고 아침에 굽기 위해 냉장 발효시킨다. 내일은 건살구와 크랜베리가 들어간 캉파뉴를 구울 것이다. 한 덩이 더 해서 친구도 갖다 줘야겠다. 아래층 가게에 내려가도 다 있는 거지만 그래도 직접 만든 게 더 좋긴 하다.
앉아서 내 블로그 계정을 들여다보고 일정을 점검하고 일기를 쓴다. 간단하게 마무리를 하고 매트를 깐다. 스트레칭을 해야지. 오늘도 고생한 내 몸에 쉼을 주어야겠다. 스트레칭을 하니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기분 좋은 땀이다. 일찍 가볍게 샤워하고 잠자리에 든다. 오늘도 수고한 내게 감사하다. 숨 쉬는 동안 건강하게 일상을 살아 낼 수 있어서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