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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림 Aug 31. 2023

삶에 미소 짓다.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전 - 뒤피:행복의 멜로디】


외국 유명 작가의 전시를 같은 기간 여러 곳에서 열리는 경우는 처음이다. 더현대서 뒤피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평소 화려한 색감과 밝은 색 그림을 좋아하는 데 이번 전시는 다양한 색상과 환한 빛의 변화를 볼 수 있다. 패션, 직물, 도자기, 삽화, 판화 등 여러 관심과 인상파, 야수파, 입체파 영향을 받았지만 거기에 머물지 않고 자신만의 색과 화풍으로 발전시켰다.


일러스트처럼 간결한 선으로 바다, 나체 여인, 말 등을 곳곳에 자주 그려 산뜻한 색상과 스토리를 담은 그림이 재미있다. 프랑스인 답게 자유로운 영혼으로 국기, 에펠탑 등을 사랑하고 심플한 선으로 표현한 그림다. 서양인의 시각으로 동양 도자기에 다양한 채색을 한 작품 몇 점도 있어 흥미롭다. 어두운 색감의 작품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행복의 멜로디' 제목처럼 화사한 기분 좋은 그림이 많다.


인상적인 것은 섹션 별로 그림의 발자취를 보여주는데 초상화의 색다른 표현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조선시대 초상화는 인물에 초점을 맞춰 기를 내뿜는 세밀화를 보여준다고 하면 뒤피의 그림엔 온갖 색채와 포인트를 더한 간결한 선으로 인물 포인트를 잡아 만화 같은 그림으로 표현했. 당대 초상화가로 가장 인기 있었다고 하니  프랑스인이 예술을 받아들이는데 더 능동적이었나 보다.


'나무 아래 기수들'이란 작품은 7명이 말 위에 안착한 그림이다. 처음엔 작품이 마음에 안 들어 다시 부탁한 두 번째 작품이 영국에 있어 같은 작품, 다른 표현으로 유명하다. 온통 초록 파란색 사이 드러나는 다양한 인물과 말을 표현해 화려하면서도 안정감 있고 몽환적이다. 하나 인물의 얼굴이나 눈코입 등 어느 것 하나 자세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이처럼 그의 그림은 간결하나 이야기가 있으며 밝은 원색을 어두운 색과의 대비를 통해 화려하게 표현했다. 빛의 색감을 여러 방면으로 표현하고자 애쓴 듯했다. 

가장 유명했던 만국박람회에 출품되었던 "전기의 요정"이란 작품은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실제 벽을 장식하던 벽화였으며 나중에 판화로 만들어졌고 사후에 유명해졌다 한다. 60m X 10m 사이즈로 세계서 가장 큰 크기였다고 하니 큰 규모에 놀라고 스토리 있는 자세한 표현에 놀라게 된다. 전기 요정이 그려졌을 시절의 프랑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자세히 보니 인물 하나하나 이름이 적혀있다. 과학자부터 학자, 정치인 등 다양한 인물을 무리 지어 넣었다. 삽화나 만화 같은 느낌을 밝은 색감으로 처리해 멀리서 봐도 스토리를 알게 했다. 자세한 내용을 조목조목 알았다면 훨씬 기분 좋은 그림이었을 거 같다.

전반적으로 파란색과 녹색을 잘 대비해 사용한 게 좋았고 마지막 노년엔 검은색에 심취했다 하니 다양한 색감으로 노래하고 싶었나 보다. 음악을 사랑하고 바이올린, 바흐에게 바치는 그림 등 사랑스러운 그림도 많다. 평생에 걸쳐 연인이자 아내의 그림을 그렸고 습작과 다양한 콜라보, 도자기, 패션에 대한 관심 등 여러 호기심을 발현했다. 예술은 역시 패션인가 보다. 그의 그림은 밝고 화사하며 색감이 다양하고 아름다워 스카프나 블라우스, 스커트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기념품점에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 보통은 지나치는데 워낙 색감이 풍부하고 화려해 엽서 2장을 샀다. 퐁피두 센터 봉투에 담겨 전해주니 프랑스가 궁금해졌다. 현대백화점과 퐁피두센터, 프랑스 대사관이 후원하는 전시로 같은 기간 한가람 미술관도 뒤피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화려한 색감으로 보는 이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고 싶어 했으니 "삶은 나에게 미소 짓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삶에 미소 지었다"라는 그의 말을 곱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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