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유혹을 보면서
매일매일이 초록의 싱그러움이 다르다. 길거리마다 화사한 얼굴을 들이밀던 벚꽃이 지고서 새싹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어제는 연둣빛 새싹의 신선 함이었다면 오늘은 점점 짙어지고 자라는 진행을 보여준다. 날마다 보이는 빛깔이 다름이다.
좋은 날 도서관으로 향한다. 이런 날에도 살랑한 바람이 불고 따뜻한 기운이 있다. 약간 더울 듯하여 니트 하나만 입고서 외출을 한다. 살림에 관한 간단한 책 한 권을 읽고 퍼스널 칼라에 대한 책을 본다. 나는 쿨톤으로 계절로 보면 겨울 쿨톤이다. 그래서 유독 파란색이 잘 어울리고 얼굴을 화사하게 만들어 주었나 보다. 노란색이 섞인 옷보다 검정이나 흰색, 푸른색이 섞인 흰색이 잘 어울린단다. 그리고 보통 붉은 계통은 안 어울린 다고 생각했었는데 푸른색이 들어간 자줏빛이나 보라 같은 푸른 계열의 색은 잘 어울린다. 그래서 가지고 있는 옷이 보라색이나 파란 계열이 많았구나. 의외로 노란색이 첨가된 베이지는 덜 어울린다니까 참조해서 파운데이션이나 팩트를 구입할 때 참고하면 될 거 같다.
기분 좋게 책을 보고 한 권 빌려서 돌아온다. 운동화를 신어서 돌아오는 시간이 즐겁다. 요즘 자주 산에 다니지 못했는데 시간 날 때마다 걸을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걷는 시간이야 말로 생각을 정리하고 머리를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다. 빌딩 숲 사이를 헤매며 걷다 보면 아무래도 자연을 걷는 것 마냥 좋은 마음이 덜하다.
산을 오르고 자연을 걸을 때면 내 기본자세는 다르다. 몸도 마음도 설레고 준비를 한다. 운동화 끈을 조이는 순간부터 벌써 달려 나갈 생각에 들뜬다. 마치 어린애 마냥 몸이 허락하는 한 많이 느끼며 계절을 만끽하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리라. 그동안 내 몸에 주지 못했던 자양분을 듬뿍 부어주어야지. 하늘의 파란 기운을 받아서 온통 봄의 전령들이 시샘하는 봄을 맞이하고 담뿍 가슴을 펼치리라. 그리하여 온몸을 다하여 봄으로 걸어 들어가리라. 봄의 한가운데로.
파르스름한 싱그러움이 숨 쉬는 야채처럼 내 마음도 달뜬다. 자연엔 온통 먹을 것 천지로 피어나고 자라고 있다.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것이 먹거리요 음미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 봄 우리는 조금 더 나를 이 계절에 맡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가뿐한 마음으로 한걸음 나가보리라.
벚꽃이 진 자리엔 라일락이 피어서 우리를 향으로 유혹한다. 화사함은 덜하지만 바람에 살랑일 때마다 느낄 수 있는 달콤한 향이 있다. 봄밤 주위를 둘러보다 달큼한 향이 유혹하면 뒤돌아보라. 그곳에 나를 손짓하고 부르는 라일락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봄에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눈으로 보고 느끼며 마음에 가득 담아야지. 지나가는 봄을 아쉬워하며 옷자락을 잡듯이 그렇게 머물다 가라고 말해주고 싶다. 내 마음에.